햇살 따뜻한 봄날이면 가족들과 함께할 나들이 계획으로 사람들의 마음은 들뜨게 된다.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이라면 멋진 해외여행을 꿈꾸며 여름휴가만을 손꼽아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을 한순간에 포기하게 만드는 돌발 상황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날씨. 아무리 열심히 계획을 세워놓더라도 날씨가 받혀주지 않는다면 한 마디로 말짱 도루묵인 셈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야외활동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날씨다 보니 놀이공원이나 스키장, 여행사 등과 같은 레저업종들은 날씨에 가장 먼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흔히들 레저업종들에 있어서 매출은 경기, 소득, 거리, 편의시설, 마케팅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보태지는 것이 날씨인 것이다. 레저업종은 입장객수가 곧 매출로 직결되고, 고객을 모으는 것 자체가 날씨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름의 절반 이상이 비가 내렸던 2003년은 레저업계의 타격이 매우 심각한 해로 기억된다. 게다가 연속 8주 이상 주말에 비가 내리면서 비(雨)요일로 인한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어야만 했다. 서울의 한 야외 수영장에서는 주말에 내린 비로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풀장에 겨우 100여 명만이 왔다고 할 정도니 오죽했겠는가.

 

이러한 날씨에 의한 영향은 야외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봄철에 더욱 크게 나타난다. 연중 4~5월에 최고의 입장객수를 기록하는 놀이공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입장객 자체가 날씨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주말과 공휴일의 비 소식은 입장객 감소의 치명적인 요인이 된다.

 

골프장이나 여행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주말에 비가 오면 자동적으로 예약 취소가 늘어나기 때문에 운영비용의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봄철에는 비 뿐만 아니라 황사도 문제가 된다. 사람들의 외출 자제로 특히나 가족 단위의 외식이 많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우 매출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다.

 

어디 이 뿐인가. 겨울이 겨울답지 않을 때도 레저업종은 매출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겨울철 한철 장사를 노리는 스키장으로서는 적당한 추위와 때맞춰 내리는 눈만큼 좋은 선물이 없다.

 

그러나 눈 대신 비가 내리거나 봄 날씨 같이 따뜻한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스키장은 울상이다. 내장객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은 물론 인공눈 제설비용에 만만찮은 추가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많은 눈이 반갑지만은 않다. 겨울철에 내리는 폭설과 혹독한 추위는 아예 스키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을 뚝 끊기게 만든다.

 

이쯤 되니 스키장의 담당자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날씨가 원망스러울 만도 하다. 그러고 보면 레저업종의 매출을 날씨의 함수라고 하는 것도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숨어있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