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는 기상정보는 골프를 즐기는 쪽이나 골프장을 경영하는 쪽이나 모두에게 중요하다.

 

골프 대회에서 날씨 때문에 선수들의 성적이 저조하게 나왔다는 기사를 스포츠 뉴스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로 골프 스코어는 날씨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 스코어가 영향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온이나 바람에 따라 거리가 변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비거리가 줄게 되고, 바람이 많이 불면 볼이 휘어져 버린다. 그래서 골프 선수들에게는 경기 당일의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날씨가 최우선적인 고민거리이다.

 

골프장 역시 날씨에 민감하긴 마찬가지다. 비가 올 경우 필드를 찾는 방문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눈이라도 쌓이면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 또 잔디병을 억제하기 위해 농약을 살포해 두었는데 바로 다음날 비가 내려버리면 막대한 비용이 그대로 땅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또한 골프장의 대부분의 기상변화가 심한 산야에 인접해 있어 국지 예보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곳보다 크다. 평지에서는 멀쩡한 날씨를 보이더라도 산지 부근에서는 궂은 날씨를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날씨에 민감한 골프의 특성을 감안하면 골퍼들이 날씨 때문에 긴장하고, 골프장 운영업체들이 날씨에 기울이는 노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골프 천국이라 불릴 만큼 많은 골프장들이 성업하는 제주도에서도 날씨는 무관하지 않다. 위치상 눈으로 인한 피해는 육지의 골프장들에 비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는 겨울의 폭설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

 

또 제주도가 어떤 곳인가. 바람 많기로 소문난 곳이 아닌가. 그래서 제주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에게 이 바람이 최대의 적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의 골프장들이 바람, 눈 , 비, 안개 등 많은 날씨조건들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듯 싶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골프장인 핀크스골프클럽에서는 아예 자체적으로 기상관측 장비를 설치했다. 이 기상장비를 통해 매일의 골프장 날씨를 기록한다. 이런 과정이 쌓이면서 핀크스골프클럽은 현재까지 10년 이상 단 하루도 빠짐없이 골프장에 대한 상세한 날씨정보를 확보해오고 있다.

 

핀크스골프클럽은 이렇게 축적된 일별 날씨데이터와 민간기상업체로부터 제공받은 다양한 날씨예보를 취합하여 각종 일정 관리와 골프장의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만약 골프장에 농약을 살포하거나 비료를 뿌리는 작업을 예정하고 있다면 이 자료들을 참고하여 시기를 결정한다. 비가 내릴 확률이 높다면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다.

 

잔디를 깎는 시기의 결정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를 운영하고 관리하는데도 날씨정보를 활용한다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제공받은 예보를 4백 명 이상의 회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급하고 있다. 회원들은 이 정보를 참고하여 골프장을 예약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골프장에 비해 예약하고 해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날씨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골프장의 운영비용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며 “기상정보 덕분에 불필요한 부분의 낭비를 줄이고 회원들을 위한 서비스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