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 날씨경영 > 사전 기상정보 활용으로 시민 안전 지킨다

이런 시점에서 얼마 전 감사원의 재난 대비 국가안전관리시스템의 감사 결과는 우리에게 더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실제 후쿠오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해일주의보 발표사실을 통보받은 지방단체들이 산하기관에 지진해일 대응지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비상소집 체계도 허술해 재난담당 공무원들을 아예 소집조차 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이것은 자체 점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상연락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탓에 재난메시지의 시간 내 수신율이 14%에 불과했다. 만일 이것이 실제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였더라면 그 피해는 정말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언제 발생할지 예측을 불허하는 지진 해일도 문제지만 매년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집중호우나 태풍은 더 큰 두려움의 대상이다. 루사나 매미 등 대형급 태풍들이 줄을 잇고 상습피해 지역들은 수년 째 같은 피해가 되풀이된다. 더군다나 기상이변으로 인해 이제는 전국의 모든 지역이 재해의 발생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기상재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두려움은 날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기상재해를 극복하고 날씨 정보를 제대로 활용해보려는 노력들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북 김천시는 전국 최초의 기상정보를 활용한 방재정보시스템 구축으로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천시는 관내 16개 읍면의 강수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완비할 정도로 기상정보를 치밀하게 행정에 접목시키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전화를 이용하는 도스 방식에서 윈도 방식으로 바꾸어 기상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수집할 수 있는 자체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김천시는 각 읍면에 우량 수수기를 배치하여 1분 단위로 강수량 등 기상자료를 기록한다. 시청 메인 컴퓨터를 통해 취합되는 이 실시간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재해 대책 상황실과 사무실에 주의보와 정보를 자체적으로 통보한다. 상습침수 지역과 재해위험 지구에서 기상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사전에 통보해줄 수도 있다.

이것은 기상재해로부터 김천 시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음은 물론 김천 시청으로서도 경비 절감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자동화된 기상정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연간 전화비만 800만 원 가량 절약한 것으로 자체 추산한다.

파주시도 날씨정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방 자치 단체의 하나다. 이미 과거에 3차례의 대홍수로 문산 시가지가 침수되는 등 커다란 수해 피해를 겪었던 파주시로서는 다른 어느 곳보다 재난안전관리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재해 상황 자동음성통보시스템을 설치하여 마을통리장, 재해취약지역주민 등 3,700여명에게 전화나 핸드폰을 통해 기상상황을 전달하고 있으며, 재해취약지역에는 앰프방송과 재해상황문자판 설치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여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최근 파주시는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포천, 연천 등의 급격한 개발로 자연환경이 파괴되어 재해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자 ‘임진강 수해 방지 예 ․ 경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파주시의 재난안전대책상황실은 항상 임진강 수량정보와 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한 자동기상관측소의 강우량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로써 재난발생 가능성을 미리 감지하여 필요시 즉각적인 상황대처가 가능하다.

기상재해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상청의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발표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발이 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발빠른 대응과 대비체계가 아닐까. 이제는 복구 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사전 준비된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kdsik@kwea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