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인구증가와 산업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증가로 기후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전 지구적 환경문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한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같은 이유로 지난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제도 시행 및 배출량을 둘러싸고 정부와 기업의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환경부가 최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바로알기 제 9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취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내용과 효과에 대해 객관적 사실을 여러 이해 당사자가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열린 것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복잡한 배출권 할당방식 중 ‘유상할당’을 주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는 김형찬 삼정 KPMG 이사가 EU의 배출권거래제(ETS) 유상할당에 관한 주요 이슈에 대해 발표했다.

김 이사는 “10여 년 전부터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하고 있는 EU ETS는 해당 제도가 탄소가격 유지와 더불어 중요성 인식 측면에서 일부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 저탄소 기술의 투자 및 기술 혁신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었다”는 학계의 관점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배출권 거래제의 ‘우발이익’에 대해 언급하며 무상할당 방식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하다보니 자연발생적인 잉여부분이 발생한다”며 “EU 발전사들이 배출권거래제로 얻은 우발이익을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배출권 비용 부담을 전력가격에 전가해 얻은 비용이 과도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배출거래제의 ‘탄소누출’ 현상에 대해서는 실증연구 결과들이 아직까지 유의미한 탄소누출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탄소누출’이란 온실가스 배출에 일정의 비용부담이 발생함에 따라 배출규제가 일어나지 않는 쪽으로 생산시설이 이동하거나 신규투자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김 이사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유럽으로부터 알루미늄 생산시설이 브라질이나 중국으로 이전한 이유는 탄소가격의 차이라기보다는 노임, 에너지비용, 자원 접근성 및 기타 규제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따라서 아직까지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가 기업들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뚜렷한 근거가 없는 셈이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권동혁 에코앤파트너스 본부장은 유상할당의 사례와 국내적용의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갔다.

권 본부장은 “배출권 확보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업체 스스로 할당량을 결정하는 유상할당 방식은 무상할당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지만 기업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에 따른 국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있다”며 “시장충격을 관리하면서 점진적으로 도입이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상할당제도는 모든 환경정책의 기본인 오염자부담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할당 방식”이라며 “무상할당에 따른 기업의 우발이득을 방지하고, 사전할당에 따른 기업 간 형평성 문제와 행정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EU ETS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 유상할당의 한 방식으로 경매제도를 소개했다. 권 본부장의 자료에 따르면 EU ETS는 경매수익 50% 이상을 온실가스 저감 프로젝트,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향상 프로젝트, 삼림을 이용한 탄소 상쇄 활동 등에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도 EU ETS의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유상할당제도를 적용함에 있어서 경매 수익의 사용비율 공표, 투명한 경매시장 운영, 무상할당·유상할당 대상 민감업종 선정 등에 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5월부터 릴레이식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바로알기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오는 11월 말까지 이어질 이 세미나는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 제대로 알기 ▷복잡한 배출권 할당방식 ▷온실가스 줄이는 방법 ▷거래 감축노력 이후 등 4가지 주제별로 각 3차례씩 총 12회로 구성돼 있으며 제 10차 세미나는 오는 10월 21일 LW컨벤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