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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주관하고 대한민국 기획재정부, 외교부, 환경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3(Global Green Growth Summit 2013·이하 GGGS)’이 10일부터 11일까지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렸다.

 

‘녹색성장의 미래-재원·혁신·정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경제와 환경분야를 대표하는 국내외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포용적 녹색성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협력방안에 대한 발표와 함께 ▶에너지 ▶교통 ▶수자원 ▶농업·식량안보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새로운 금융체계 ▶녹색성장을 위한 재정적 수단 ▶녹색성장지표를 통한 성과 측정 등 분과별 세션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특히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적 관심사인 ‘에너지’와 ‘농업·식량안보’를 다룬 세션이 눈길을 끌었다.

 

 

 

전세계 에너지 공급의 녹색화 및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와 사용은 녹색성장 전환의 핵심 사안이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현재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35년까지 에너지 수요는 3분의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험과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 구조의 변화 필요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관련 부서와 기업들은 이 점을 중요 관심 사항으로 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세션에서는 녹색성장을 향한 재정 지원과 기술 및 제도의 융합이 국가적, 지역적 차원에서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찾아내는 자리였다. 녹색성장이 특히 어떻게 개도국의 주요 정책 어젠다에 포함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마틴 힐러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성 프로그램(REEEP) 사무총장은 “에너지는 상당히 추상적인 존재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그 아렌트 미국 국가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 전략에너지 분석부 공동연구소장은 “어떤 국가에서 쓰이는 에너지 전략이 다른 국가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추진하고자 하는 에너지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샤르말라 나이두 미수카 녹색개발 솔루션 소장은 태양광 에너지와 같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07년 브라질 대규모 정전사태를 사례로 들면서 “그 당시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서는 지하철이 갑자기 멈춰서 승객들이 버스로 몰려들었다. 거리의 신호등과 가로등도 모두 꺼지는 바람에 대혼란을 빚었다”며 “또한 수력발전소의 고압 송전성이 악천후 때문에 누전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소 2기도 가동을 멈춰서는 등 전력 기반시설의 노후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부문의 녹색성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녹색성장이 개도국의 주요 정책 어젠다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일자리 성장이 없다면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의 인력 문제에 관심을 갖고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세계적으로 농업은 고용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전체 토지의 34%, 수자원의 70%가 농업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0%가 농업으로 인해 발생된다는 점에서 녹색경제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에 따라 킬라파르티 라마크리시나 유엔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동북아지역 사무소 국장의 진행으로 열린 ‘농업과 식량안보’ 분과세션에서는 녹색 농업 성장정책이 어떻게 어젠다로 채택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됐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아토 실레시 게타훈 에티오피아 농림부 정무장관은 “국가 제1의 적은 바로 식량위기다. 우리나라는 농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토질 약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면서 “녹색성장이야말로 우리의 식량안보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대부분이 소작농이다. 하지만 대규모의 경우에도 녹색비료나 녹색보조금과 같은 정책을 추진시켜 녹색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교통’ 분과세션에서는 녹색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해 제약을 받고 있으며 공공부문 재정만으로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가 오갔다. 또 기후기금 및 개발원조 프로그램은 인프라 건설에서 녹색교통기술 및 정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이 시사됐다. 창조적인 재원조달 매커니즘, 첨단기술, 혁신적인 정책을 이용해 녹색교통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와 함께 진행된 ‘수자원’ 분과세션에서는 UN이 올해를 ‘세계 물 협력의 해’로 지정하고 물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물 산업과 관련된 에너지, 농업, 제조업 등과 관련된 다양한 특성에 대해서도 세계 각국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전세계 약 8억명이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약 26억명은 깨끗한 물을 아예 공급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50년 후 물에 대한 수요는 지금보다 55%가량 더 늘어날 것임을 언급하면서 물 관련 정책 및 첨단 기술과 적절한 자원 배분이 실행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

 

한편 GGGI의 한 관계자는 “현재 세계 경제는 점진적 회복 추세에 진입했지만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아직도 고용 창출과 빈부 격차 해소 등 긴급한 사안을 해결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따라서 맹목적인 개발은 전 지구에 악순환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재원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녹색성장에서의 재원 확보는 굉장히 어려운 과제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누가 재원을 제공하고 어떤 조건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아직 없는 상태다. 막대한 민간 자본이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정치·기술적인 불확실성 때문에 수익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민간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탄소가격제와 공공재원의 증액과 같은 정책 확립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