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 녹색성장 > “지속가능 기업의 전제조건은 ‘녹색경영 구축’”

녹색경영이란 기업이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오염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말한다.

한국환경경영학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차세대 녹색경영의 과제와 우리나라 기업의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지난 13일 서울시 파트너하우스 한강홀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녹색경영, 글로벌 트랜드 예측’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정헌배 중앙대 고문은 “환경문제의 시작은 소비”라며 “해결방법 역시 소비 패러다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문제는 이제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의 의식과 태도, 실직적인 행동을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녹색 소비수요의 확대가 녹색 생산공급을 창출하는 순환고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향후 지속가능한 사회는 녹색소비 규모의 확장성이 녹색생산 및 공급의 경제성을 유기적으로 담보할 때 가능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시장을 놓고 공급에 나선다는 것은 기업의 본원적 생존 방식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환경문제에 대한 과거의 추세와 오늘날의 상황을 감안해보면 녹색소비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동력으로는 ▶생태적 위협에 대한 합리적 이해 ▶생태적 위협에 대한 불안고조 ▶건강과 후손에 대한 우려 ▶친환경 가치관의 존경 ▶정부지원이나 기업의 환경주도력 등을 꼽았다.

녹색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제품과 환경에 대한 책임 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 전생애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질 경우 기업은 대내외적인 신뢰도를 바탕으로 제품 공정 디자인, 환경위험관리, 연구개발과 제품마케팅 활동에까지 그것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의도적인 성장 억제를 추구하기 보단 기술을 혁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과 에너지 아우르는 ‘탄소경영’ 중요해져”

이어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탄소 리스크와 기업의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기업은 사업 분야, 사업장, 공급업체, 현재 및 미래의 고객 등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각자 다른 경영방식과 다른 체감의 정도로 기후변화 리스크를 겪고 있다”며 “예전에는 품질경영이 경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환경과 에너지를 아우르는 탄소 경영이 중요한 경영 전략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리스크 요소로만 인식하면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면서 “기후변화는 신산업 성장을 고무하고 저탄소 발자국의 상품과 서비스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기를 수 있는 아이디어의 토대”라고 말했다.

기업이 직면한 기후변화 리스크 유형에 관해서는 ▶물리적 및 운영 리스크 ▶규제 및 법률 리스크 ▶금융 리스크 등을 들었다.

물리적 및 운영 리스크는 온도변화와 강수량의 패턴들이 공급측면에서 천연자원, 특히 농작물 자원의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이용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및 법률 리스크는 정부가 기업에 대해 기후변화 리스크와 적응노력을 공개하라고 요구할 때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때 일부 기업들은 규제 대응을 위한 조치와 절차에 많은 비용이 요구되거나 경영방식을 바꾸도록 강요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 리스크는 투자자가 기후변화 적응의 필요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자본을 유치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투자자들은 기업의 기후변화 리스크 공개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40년 후엔 지금보다 30% 인구 많아질 것”

‘2050년을 향한 기업생태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SR코리아 황상규 대표는 미래 예측에서 점검해야 할 4가지 틀로 ▶과학기술의 발달과 성장 동력 측면 ▶사회, 경제적인 시스템의 보완 ▶성장의 한계 및 생태계와 환경 제약 요인 ▶인구변화와 변동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지금부터 40년 후에는 현재보다 30% 많은 인구가 존재할 것”이라며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인구 증가는 새로운 소비자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긴 하나, 줄어드는 자원과 기후변화로 인해 소비 행태를 지속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미래세계로 나아갈 비전 시나리오에 대해 ▶근본적인 에코효율성 및 행동양식에 대한 해결책 마련 ▶탄소, 생태계 서비스 및 수자원 등 외부효과에 대한 가격 책정 ▶토지 또는 물 사용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농업 생산량 배가 방법 구현 ▶벌목 억제 및 조림지 내 작물 수확량 증대 ▶저탄소 교통수단의 보편화 ▶자원 및 재료 활용률 4~10배 향상 등을 꼽았다.

“국내에도 날씨 파생상품 개발·사용 앞당겨져야”

마지막으로 김용현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기후변화에 따른 기업리스크 및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날씨와 기업 활동이 서로 관련이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으나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적극적으로 그것을 반영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전략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보다는 경영자나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같은 일이 생기는 것은 기업들이 자본시장에 나와 있는 금융상품을 몰랐거나 친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2010년 대한상공회의소와 에너지관리공단이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기후변화 경쟁력지수를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 대처능력을 나타내는 ‘기후위험’ 점수는 72.6점으로 높았지만 기후변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투자를 보여주는 ‘기후성과’ 점수는 27.4점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김 교수는 국내에서도 날씨 파생상품이 빨리 개발되고 많은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 거래소, 협회 등의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치에 영향과 기후변화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는 금융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금융상품을 통해 관리함으로써 매출과 이익을 안정시켜 결국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