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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시작된 ‘탄소성적표지제도’는 원료 구입부터 제품 생산·유통·사용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해 공개하는 제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품에 부착, 유통함으로써 저탄소제품의 녹색소비를 유도하고 기업의 자발적인 녹색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환경부 산하 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원료 물질 채취부터 제품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정량적으로 계산해 배출 기준치를 정하면 1단계인 ‘탄소배출량 인증’을 받게 된다. 이후 탄소배출량을 줄이거나 동종 제품의 평균배출량보다 적은 경우 2단계인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는다. 이 과정들은 라벨 형태로 제품에 부착돼 소비자들에게 공개된다.

 

현재 탄소성적표지제도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112곳이며 1단계 탄소배출량 인증제품은 671개, 2단계 저탄소 인증제품은 64개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으로 인증만료 제품 47개 중 5개 제품이 갱신인증을 진행 중이다. 기술원은 2015년까지 약 2000개 제품이 인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세제 ‘스파크’는 지난해 12월 저탄소 인증을 획득했다. 세제는 제품 특성상 환경 오염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업체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맞췄다.

 

애경은 세탁기가 더운 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세탁에 필요한 총 에너지의 86%를 사용해 적지 않은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찬물에서도 동일한 세척력을 발휘하는 세제를 개발했다. 그 결과 세탁기들이 물을 덥히기 위해 전력을 사용하면서 배출하는 탄소량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애경은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시행하는 탄소캐시백의 회원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소비자가 애경 제품을 구입해 탄소포인트를 적립하면 회사측은 적립 포인트의 10%를 환경보호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활동은 자연스럽게 제품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불황이지만 환경에 대한 관심이 친환경 제품 구매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매출이10%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애경은 이같은 저탄소 경영 노력에 힘입어 스파크를 포함한 총 11개 제품의 저탄소 인증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반 업무환경에서부터 제품생산 전 과정에 걸쳐 ‘녹색경영’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즉석밥 ‘햇반’이다. 햇반은 탄소감축율 27.4%를 달성하며 지난해 ‘최우수 저탄소 인증’ 제품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햇반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은 2010년 4월부터 폐기물 소각장에서 소각돼 공중으로 버려지던 폐열을 양질의 스팀으로 재생산해 햇반 제조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생산 과정에서 쓰고 남은 스팀은 다시다 건조에 필요한 열에너지로 전환해 활용한다.

 

유통업체인 롯데마트는 2018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을 목표로 소비자의 녹색소비 실천을 위해 ‘그린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그린카드를 도입해 소비자가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과 환경인증 녹색제품을 구입하면 최대 20%의 에코머니 포인트를 지급한다. 2009년부터는 녹색상품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클럽 ‘Eco Smile’을 운영하며, 서울숲 식목행사 등 환경 관련 행사에 초청하고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다.

 

또한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그린카드에 참여토록 하는 활동과 유통사와의 ‘녹색소비 성과공유제’ 모델화를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 제품의 탄소성적표지 인증 시 컨설팅 및 인증비용을 지원하고 가점도 부여한다.

 

롯데마트는 전국 39개 매장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 이를 통해 연간 475만k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 결과 롯데마트는 환경부로부터 국내 유통업체 중 최대 규모인 32개점을 녹색매장으로 지정 받았다.

 

 

탄소 배출량 감소 운동에 동참하는 중소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에코메스코리아는 중소기업임에도 저탄소 제품 인증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녹색소비 실천에 앞장 서고 있다.

 

에코메스측 관계자는 “아직 탄소인증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나 신뢰도가 미약하고 인증을 받기까지 절차가 복잡해 중소기업들은 참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속적인 홍보와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제고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매스는 탄소배출량 인증을 받은 옥수수 도마의 제품 생산 시간을 개당 20초씩 줄이고 포장필름도 개당 탄소 1g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해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탕수수 바이오 PE로 만든 위생장갑, 지퍼팩, 도마 등을 개발해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