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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포츠’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기스포츠에 에너지 절약을 접목한 신개념의 캠페인이다. 스포츠의 대중성과 홍보효과를 활용해 국민의 녹색생활실천을 유도하는 그린 마케팅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시작단계다. 미국 뉴잉글랜드(NFL) 홈구장은 사용 전력을 풍력발전으로 전부 충당하고 있고, 메이저리그(MLB)구단은 나무심기, 쓰레기재활용 등에 앞장서고 있다. 프로농구(NBA)구단은 특정일을 그린데이로 정해 환경계몽에 동참하는 중이다. 국내 스포츠계에서는 프로야구가 시동을 걸었고 향후 스포츠 전 부문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에너지관리공단은 야구계(야구장내 에너지 절약 설비+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녹색생활실천)가 그린스포츠를 전면 시행할 경우 연간 1537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어 2년생 소나무 묘목 1만3828그루(여의도 면적 5배)를 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야구경기 시간은 평균 3시간 내외지만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경기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길면 4~5시간까지도 소요된다. 이로 인해 선수나 관중들의 피로도는 물론 경기장을 운영하는데 드는 전력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는 프로야구 경기시간 단축 룰(Rule)인 ‘12초룰’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루에 주자가 없을 때 투수는 공을 받은 후 12초 이내에 타자에게 투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룰을 어기면 처음에는 경고가, 두 번째 부터는 볼(Ball)이 선언이 된다. 또한 ‘평균 경기시간 3시간 이내’를 목표로 삼아 평균 경기시간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그린스포츠에 앞장 선 프로야구. 그중에서도 그린 스포츠를 잘 실천하고 있는 인천 문학야구장(SK와이번스 홈구장)을 찾았다.

 

 

지난 2010년 3월 27일 문학야구장에서 인천광역시·에너지관리공단·SK와이번스 등 세 기관이 공동으로 추진한 ‘그린 스포츠 선포식’이 개최됐다. 탄소중립프로그램 가입 선언과 녹색생활 실천을 위한 3대 전략(인프라·캠페인·프로그램)을 함께 발표했다. 2010~2012년까지 3개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SK와이번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상쇄금액을 에너지관리공단에 납부했으며 이는 스포츠계 사상 최초다.

 

 

‘그린스포츠에서 그린봉사대가 없다’는 것은 ‘단팥 없는 찐방’과도 같다. 올해 활동 중인 그린봉사대는 고등학생 8명, 대학생 52명 등 모두 6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그린스포츠 활동을 촉구하는 100만 서명운동, 그린클리닝 타임 활동 뿐만 아니라 홍보대사 및 그린데이 기획 등 스포츠 마케터의 역할도 수행한다.

 

SK와이번스는 그린스포츠 프로젝트 중 하나로 탄소중립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생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특히 이산화탄소)해결에 앞장서자는 국민 참여 실천운동이다. 이를 위해 고효율에너지 조명등(LED)교체, 구장 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태양광 바비큐존 설치, 전기자동차(불펜카) 운영, 자전거 주차장 설치를 추진했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외야 및 주차장 등에 설치해 총 456kW를 생산, 야구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약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 4개(외야 바비큐존·외야 전광판 후면·외야 그린존·야구장 외부)를 운영 중이다. 모아진 태양 에너지는 선수들 목욕물 데우기,  지하주차장 LED 조명, 바비큐존 전기 공급에 쓰인다. 특히 태양광 바비큐존은 시민들에게 태양에너지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체험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태양광을 활용해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취사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최근 야구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외야 그린존’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그린 스포츠를 상징하는 이색공간이다. 좌측 외야 상단에 있던 일반석 대신 천연잔디를 깔아 야구장에 소풍 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최근 ‘초가 정자’를 추가로 설치해 가족 단위는 물론 친구, 연인 등의 야구팬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린클리닝 타임’은 자원 재활용을 위해서 SK홈경기(문학야구장)시 ‘그린봉사대’와 함께 7회초와 9회말에 행하는 캠페인이다. 야구장을 방문할 때 관중들은 챙겨온 간식 뿐만 아니라 맥주나 콜라도 마시게 돼 항상 쓰레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생긴 캔과 페트병을 수거해 나무심기 모금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작년에 총 237만5750원이 누적됐다. 현재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SK와이번스만 실시하고 있으며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에서 ‘Clean Up Time’으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그밖에 'Green Day' 행사도 실시한다. 이 행사기간에는 SK와이번스 선수들 모두가 Green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그린 유니폼은 페트병을 재활용한 프로야구 선수 유니폼으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은 물론 폐기물을 줄여 주는 친환경성을 동시에 지닌 제품이다. 이 유니폼은 기존 유니폼에 비해 30% 정도의 탄소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경기장 내 전광판을 통해 스타선수들의 영상메시지와 홍보물을 상영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팬들의 호응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녹색생활의 중요함을 전달해 주게 된다.

 

 

SK와이번스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녹색생활실천 시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그린봉사대 주도하에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 서명을 받거나 온라인을 통해 활동을 편다. 2011년 기준으로 3만4203명이 서명했다. 이 중 특정 순번 참여자를 초청해 시구·시타 등의 이벤트도 개최한다.

 

 

문학야구장 1루 매표소 앞에는 유독 자전거 주차장이 눈에 띈다. 이곳은 저전거를 타고 야구장을 방문하는 팬들을 위해 설치된 곳이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추진된 캠페인이다. 자전거 이용 관람객에게 입장료 할인(1000원/회)과 매점·상품매장 이용시 5% 할인혜택을 준다.(참고로 올해는 중단된 상태)

 

 

외야석에 위치한 ‘Let's go 그린월드’은 다른 구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천 문학야구장에만 있는 곳이다. 관중들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설치한 장소로 그린 스포츠를 홍보하고 환경의 중요성도 함께 전달하기 위한 장소다. 작년 6월 15일 개관했으며 홈경기가 있는 날에 한해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경기 6회말까지 개방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압전배틀’이다. 압력, 진동, 충격 등의 외부 힘이 압전소자에 전달되면 그 힘에 비례해 전기에너지가 생성되는 원리다. 사람의 왕래가 많고 진동이 잦은 장소에 압전에너지 블록을 설치하면 버려지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문학야구장 뿐만 아니라 녹색성장체험관(광화문KT빌딩), 에너지관리공단 홍보관, 여수 엑스포 에너지 파크 등에도 있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