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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력공급능력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12월 초부터 한파가 맹위를 떨치자 전력당국에 벌써부터 비상이 걸렸다. 내년 1월 중~하순으로 예고된 최악의 혹한은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고, 추위가 내년 3월까지 계속될 거라는 민간 기상업체 예보까지 있어 올겨울 기나긴 전력난을 어떻게 버텨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전국에 영하권의 맹추위가 몰아쳤던 지난 7일, 전력 예비력 400만kW 이하인 상태가 20분 이상 지속돼 오전 11시25분 올겨울 첫 ‘관심’(전력 비상 1단계) 경보가 발령됐다. 이 시각 전국 발전소의 전기 공급능력은 7709만kW 뿐이었는데 전력 수요는 7340만kW까지 치솟았다. 관심 경보 발령 후에도 전력 예비력은 계속 400만kW를 밑돌다 오전 피크시간대가 끝나는 낮 12시가 되자 겨우 안정 수준(예비력 500만kW 이상)을 회복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추위가 절정에 달하는 내년 1월 3~4째주 사이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전은 이 기간 최저기온이 -12.8℃에 이를 것이란 예보를 반영해 최대 전력수요를 7913만kW로 예측했다. 현재 미검증 부품 사용으로 가동 중단 중인 영광 5·6호기가 이달 내 부품 교체를 마치고 발전을 재개해야만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영광 5·6호기의 발전용량은 각각 100만kW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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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전력수급위기 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
그러나 내년 1월이 오기도 전에 당장 이번주가 걱정이다. 주중 내내 전국 수도권을 비롯한 대부분 지방의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물 전망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월요일인 10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11.8℃를 기록했다. 화요일은 -9℃, 수요일 -9℃, 목요일 -7℃, 금요일 -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런 탓에 지난 6일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발전을 재개한 울진원전 6호기도 큰 위안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9일부터 100% 출력을 시작한 울진 6호기의 발전 용량은 100kW급이다. 당장 1만kW도 아쉬운 전력당국 입장에서는 반색할 일이다. 그러나 한파가 지속되는 탓에 울진 6호기 발전량을 보태더라도 이번주 전력 예비력은 343만~483만kW(수요관리전·지식경제부 전망)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력 예비력이 500만kW 이상 돼야 전력수급 ‘안정’이라고 말한다.
최근 몇 년 새 전기난방기기 급증…겨울철 전력난 주원인
이런 가운데 현재 부품 교체 중인 100만kW급 영광 5·6기의 연내 가동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해당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2월 말까지 영광 5·6호기가 재가동이 안 될 경우 전력 사정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안전에 대한 주민의 동의를 전제로 연내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발전용량 증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력난의 가장 효과적 대책은 피크시간대 절전이다. 겨울철 전력 피크 시간대인 낮 10시~12시, 오후 5~7시 사이에만 전기 난방기기 사용을 최소화해도 대규모 블랙아웃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3년(2009~2011년) 연속 동계 최대전력수요 발생일의 피크 발생 시각은 낮 11~12시 사이였다.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전기난방기기 사용은 겨울철 전력난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265만kW였던 전기 난방 부하는 2010년 1649만kW, 2011년 1778만kW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경부 관계자는 “당분간 겨울철엔 오전 10시~낮 12시에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범국민 절전 참여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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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