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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우리나라 고유 생물 표본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토종 생물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표본이 없는 경우도 있었으며 울릉도 고유종인 섬초롱꽃의 경우 학명이 독도의 일본식 표기인 ‘다케시마’로 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영표 민주통합당(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은 최근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외국에 유출된 우리나라 생물 표본은 2만4772점에 이르며 이 중 절반이 일본에 있고, 국내에는 없는 1종의 표본이 일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2008년부터 미국, 일본, 헝가리 등 국외 7개국 24개 기관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에 반출된 한반도산 생물의 표본은 2만4772점으로 조사됐다. 그 중 일본에만 1만2569점이 소장돼 있어 전체 반출 표본의 절반 이상이 일본에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은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중반 일제강점기에 반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 의원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한반도 고유종 ‘금강초롱’의 학명은 일본 이름인 ‘하나부사’가 됐다”며 “또 다른 울릉도 고유종인 ‘섬초롱꽃’의 학명은 ‘다케시마’라고 돼있어 우리 고유종의 주권이 철저히 유린됐다”고 지적했다.

 

1916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원앙사촌은 우리나라 군산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됐으나 국내에는 표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환경부 조사 결과 일본 야마시나 조류연구소에 과거 한국에서 채집된 원앙사촌의 표본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라산과 지리산의 고유종인 구상나무는 1904년 유럽에서 개량돼 현재 크리스마스트리로 널리 사용되며 그 재산권은 미국에 속해 있다.

 

홍 의원은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 우리 고유종이 외국에서 거래되고 있을 때 우리나라가 원산지국임을 입증해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데이터베이스조차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