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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가정에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음식물 중 상당량은 먹지도 않고 그대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자원순환사회연대와 공동으로 지난 5월 3일~17일 수도권 거주 1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음식물쓰레기 배출실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구별로 냉장고에 보관중인 음식물 중 채소류는 12.5%, 과일류는 5.7%, 냉동식품류는 4.1%가 그냥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 결과는 보관 중이던 음식물 중 조사기간인 2주간 버려진 음식물만을 집계한 것으로,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 비율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관 중이던 음식물을 버리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서’(60명)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유통·소비기한을 알 수 없거나 넘겨서’(59명)라고 답한 사람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냉장고 음식물 보관기간은 양념류가 155일로 가장 길었다. 냉동만두 등 가공식품(33일), 반찬류(18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장 3년 동안 보관하고 있는 음식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냉장고에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안심 되서’라는 응답이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보관이 안심 돼서(58명),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46명),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잊어버려서’(40명)라는 응답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또, ‘판매제품의 포장단위가 커서’라고 응답한 사람도 42명에 달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이선영 교수는 “‘리스테리아’와 같은 몇몇 병원성 세균은 냉장실 온도(4~5도)에서도 생육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냉동실은 영하 20도 이하로 미생물 번식은 어려우나 장시간 보관 시 식품의 변형과 영양소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위생과 영양을 고려해 냉장고 보관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낭비 없는 음식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관중이던 음식물을 버리는 이유로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구입해서’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소포장 제품 구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백화점·대형마트 등과 1~2인 가구용 소량포장 제품을 모은 ‘싱글 코너’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 냉장고 보관 식재료의 정보(구매일, 유통기한 등)를 적어 냉장고에 붙이는 ‘에코테이프’를 제작·배포해 음식물을 제때 조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안으로, 특정 가구의 쓰레기 발생량이 평균 발생량보다 많을 경우 관리비 고지서의 색상을 다르게 표시(예: 평균치 이상 발생 가구에는 붉은색 표지 고지서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을 20% 저감할 경우 5조원의 경제적 이익, 연간 177만t의 온실가스 감축, 18kWh의 에너지 절약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먹을 만큼만 장보기, 주기적으로 냉장고 정리하기 등을 통해 환경·가정 경제·건강에 유익한 음식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테리아균(Listeria monocytogenes) : 냉장 온도에서 자라는 냉온성 세균. 과일, 채소 등의 신선식품, 즉석 섭취식품, 우유 및 유제품 등에서 발견된다. 이 균에 오염된 식품을 냉장고에서 장기간 보관 시 높은 농도로 생육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리스테리아에 의한 식중독은 발열 및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하며, 임산부의 유산과 사산, 노약자 등 면역이 약한 사람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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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