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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7일 영국 런던에서는 30번째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전세계인이 스포츠맨쉽으로 똘똘 뭉쳐 겨루는 인류 최고의 축제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친환경 지속가능성의 개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런던 올림픽의 환경친화적 지속가능성 목표는 꽤 구체적이다. 기존에 있는 건물을 허물 때 나오는 폐기물의 90% 이상을 새로 짓는 올림픽 파크 건설에 재활용한다. 농구 경기장은 조립식으로 지어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경기장을 통째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올림픽이 왜 이토록 환경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지구 환경이 올림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벤쿠버 동계올림픽 때,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산 위에 눈이 녹았다. 그 탓에 엄청난 양의 눈을 다른 곳에서 옮겨와야 했다. 유럽의 경우 1980년부터 2003년 사이에 알프스 빙하가 20% 줄었다. 이 중 10%가 2003년 여름에 녹아내렸다.
이를 계기로 국제 올림픽 위원회는 과연 20~30년 후에도 동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지구 환경이 올림픽 개최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지속가능성이 강조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영국 환경 단체들은 ‘Greenwash Gold 2012’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런던 올림픽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이 가장 환경 친화적인 것을 목표로 하는 올림픽을 비판하는 이유는 바로 후원 기업들의 ‘그린워싱(Green washing)’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불쾌한 사실에 대해 눈가림을 한다’는 의미인 화이트워싱(White washing)에 환경을 상징하는 ‘그린’을 붙인 말이다. 올림픽 후원 기업들이 실제로는 환경에 긍정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그린마케팅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대중에게 심어주는 행위를 비판한 단어다.
이들의 비판 대상은 다우 케미컬(Dow Chemical)과 브리티시 페트롤리움(British Petroleum)이다. 다우 케미컬은 이번 올림픽에 한화로 약 1000억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올림픽 공식 ‘지속가능성 파트너’로 지정된 다우 케미컬은 2001년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유니언 카바이드(UCC)를 인수하면서 논란이 됐다. 유니언 카바이드는 인도 보팔지역에서 1984년 발생한 유독성 가스 누출사고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보팔 가스 누출사고는 당시 3500명이 사망하고 50만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세계 최악의 산업재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도 해당 지역 지하수에서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대법원은 유니언 카바이드사에게 약 5280억원의 배상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도인들은 유니언 카바이드를 인수한 다우 케미컬이 좋게 볼 수 없었다. 올해 초 인도올림픽위원회는 다우 케미컬을 지속가능성 파트너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올림픽 개막식과 폐회식에 대한 보이콧을 고려하기도 했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움 역시 올림픽 공식 ‘지속가능성 파트너’다. 그러나 이 회사도 멕시코만 기름유출, 텍사스 정유소 폭발, 알래스카 송유관 파열 등 꾸준히 환경 사고를 일으켜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전문가들은 올림픽 개최가 환경친화적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후원 기업들의 환경 친화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후변화센터 이현주 객원 연구원은 “친환경 기업의 공헌으로 지구 온난화가 늦춰지고 30년 후에도 동계 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는 것이 올림픽 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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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