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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노들텃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민 1500여명이 토종벼 손모내기를 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올해를 ‘서울 도시농업 원년’으로 삼는 선포식을 갖고, 앞으로 도심 곳곳의 자투리땅을 활용한 본격적 도시농업 장려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의 제1호 도시농업공원인 ‘노들텃밭’의 넓이는 총 2만2554㎡. 그 중 오늘 서울시민들이 벼농사를 짓게 될 공간은 1000㎡ 규모의 ‘맹꽁이 논’이다. 시 관계자는 “논 주변이 맹꽁이 서식처인 점을 감안해 이름을 ‘맹꽁이논’으로 지었다”며 “올 여름 장마철이 되면 자연스레 맹꽁이들이 산란해 이름에 걸맞은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맹꽁이논은 토종논(400㎡)과 품종논(600㎡)으로 나뉜다. 이날 박원순 시장과 시민들은 토종논을 중심으로 토종 찰벼와 메벼인 ‘돼지찰벼’와 ‘다다조’를 심는다.

 

품종논에는 도시농업 관련단체 회원들이 (사)흙살림에서 20여년간 수집해 온 토종벼 68종을 심게 된다. 검은색 이삭에 키가 큰 메벼인 ‘흑조’, 붉은 수염이 나는 ‘맥도’ 등 지금은 육성종에 밀려 많이 재배되지 않지만, 50년 전만 해도 전국 각지에 심어졌던 다양한 토종벼들을 심는다. 이곳은 앞으로 우리 토종품종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농업 교육장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내기를 마치면 도시농업 관련단체와 함께 화학비료·농약·비닐멀칭 등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농사법으로 벼농사를 지을 계획”이라며 “11월이 되면 시민들과 함께 벼를 추수해 떡을 빚어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잔치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늘 행사가 진행되는 노들텃밭은 서울시가 시민들의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대형 농사공간이다. 시민텃밭 6000㎡, 공동체텃밭 2300㎡, 맹꽁이논 1000㎡, 토종밭 500㎡, 미나리꽝 300㎡ 등 농사면적만 1만㎡가 넘는다.

 

대부분 텃밭으로만 조성한 기존 주말농장과는 달리, 노들텃밭은 작물 재배는 물론 토종벼 전시논, 토종밭 전시포, 두레밭 등 전시와 체험 기능을 강화했다. 두레밭은 고구마, 참외 등 단일 작물을 각각 30~200㎡ 규모까지 심고, 농사시기별로 시민들이 함께 농사를 짓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자원 순환의 원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생태뒷간’도 있다. 생태뒷간은 쓰러진 아까시아 나무로 지어졌으며, 이곳에서 수거된 분뇨는 퇴비통에서 숙성과정을 거쳐 비료로 재활용된다. 여기에는 원두막·피크닉 테이블·평상·의자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농사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도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참여할 수 있다.

 

노들텃밭은 화학비료, 농약, 비밀멀칭, 매점, 쓰레기통, 취사가 없는 6無 공원으로 운영된다. 자가거름 만들기, 전통농사법, 공동체 농사 등 3대 농사법을 지향한다는 점도 노들텃밭의 특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600가족이 참여하는 시민텃밭 6000㎡와 도시농업 관련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체 텃밭 2300㎡에는 이미 지난달 4일부터 상추, 고추, 고구마 등의 농사를 짓고 있다”며 “6월부터는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농부학교’ ‘논생태학교’ 등 다양한 농사체험과 ‘노들섬 1일투어’ ‘똥과 흙을 주제로 한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하는 ‘도시농업 10계명’은 도시농업의 체계적 육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자투리땅을 활용한 농업 공간마련 ▷도시농업 교육 여건 조성 ▷생태 순환형 친환경농업 실천 ▷마을공동체 회복 기여 ▷교육과 연계한 어린이·청소년 심성발달 ▷농어촌 전문 농어인과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