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만 느껴지던 동물의 배설물이 문명의 이기(利器)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독일 뮌헨 동물원의 코끼리 배설물. 하찮게만 느껴지던 ‘똥’이 전기로 환골탈태해 주목받고 있다.
코끼리 한 마리는 하루 평균 100kg의 먹이를 먹어치운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이곳 동물들이 배설하는 양만 연평균 약 2000t에 달한다. 엄청난 양 때문에 동물원 측은 배설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나 지금은 배설물로 전력을 생산, 동물원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코끼리의 배설물을 부피 100㎥ 규모의 저장고 3곳에 한 달 동안 숙성시킨다. 이 과정에서 산소 공급은 차단하고 미지근한 물만 공급한다. 자연적으로 박테리아로만 분해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배설물이 분해되면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바이오가스가 생성된다. 공기보다 가벼운 바이오가스는 천장의 환기구를 타고 풍선같은 저장소에 보관된다. 가스동력엔진에 주입되면 전기로 바뀐다. 생산되는 전력 양은 동물원 전체 전기수요의 약 5% 정도.
바이오가스로 변환하는 발효 과정을 마치고 난 잔여 배설물은 농작물 비료로 사용된다.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뮌헨 동물원 관리자 도미니크 포스터는 CNN 방송을 통해 “새로운 방법으로 에너지를 충당하려는 시도”라며 “더럽다고 여겨지는 동물의 배설물에서 전기와 비료를 만드는 등 재사용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일본 오비히로 축산대학의 주니치 타카하시 박사 연구팀도 소의 배설물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 연구팀은 진공상태에서 배설물을 발효시켜 암모니아를 추출한다. 이를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고,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력을 생산한다. 뮌헨 동물원과 비슷한 원리지만 전기분해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소의 배설물 20kg당 0.2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전기를 얻기 위해 전기를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전북 정읍시가 최근 소와 돼지의 배설물을 활용한 전기 생산 및 판매 사업에 성공했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루 100t에 달하는 가축 분뇨를 처리해 전력과 퇴비를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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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