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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간기구가 원자력을 주요 발전원으로 하는 정부의 에너지수급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전력 수요관리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대안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에너지대안포럼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30 에너지대안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 수립을 위해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5대 과제도 제안했다.

 

송진수 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정책 기조로 삼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자립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원자력 발전을 녹색에너지기술의 핵심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원자력은 결코 정부가 홍보하는 것처럼 Clean & Safe(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고 비판했다.

 

최병모 전 민변 회장은 “정부는 엄청난 광고 비용을 들여가며 원자력이 값싸고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광고하는데 그 세 가지는 모두 거짓말”이라며 “원자력은 매우 위험하고 비싸고 더러운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2030 에너지대안 시나리오’는 정부의 에너지수급 계획을 재검토하고 전력 수요관리와 원전 단계적 축소의 기술적·경제적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를 담은 것이다. 분석에 활용된 자료(인구전망치·GDP·성장률·유가전망 등)는 모두 정부가 발표한 것을 채택했다. 이는 에너지대한포럼이 지난해 6월 발족 이후 학계·시민단체·종교계·산업계 등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 완성한 것이다.

 

시나리오 발표를 맡은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수급계획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2030년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 비중은 59%에 달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의 수요관리 노력·에너지 절감 방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워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안 시나리오는 전력 수요관리와 공급(발전원) 구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A·B·C)로 분류됐다. A에서 C로 갈수록 강력한 에너지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 수요 관리 방안으로는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해 수요를 조절하는 안(시나리오 A1·A2) ▲2011년 IEA(국제에너지기구)의 450 시나리오에 따라 2030년까지 ‘OECD 국가’의 1인당 전력수요 수준으로 수요관리 노력을 강화하는 안(시나리오 B1·B2) ▲IEA 시나리오에 따라 2030년까지 ‘OECD 유럽 국가’의 1인당 전력수요 수준으로 수요관리 노력을 극대화하는 안(시나리오C)을 제시했다.

 

공급(발전원) 구성 대안으로는 ▲신규 원전건설·수명연장을 중단하되 건설 중인 원전 5기는 허용하고, 2016년 이후 건설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는 폐기하는 안(A1·B1) ▲2012년까지 완공된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까지만 허용하고 건설 중인 원전 5기의 건설을 중단하는 안(A2·B2·C)을 제시했다. 두 안 모두 원전은 40년, 석탄화력발전소는 30년 가동 후 폐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에너지대안포럼은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수립을 위한 5가지 정책’도 제안했다.

 

5가지 정책은 ▲전기요금 정상화 및 요금 결정체계 개선 ▲에너지 효율개선에 대한 집중 투자 ▲재생가능에너지의 과감한 확대 ▲원자력에너지로부터의 출구 전략 마련 ▲에너지기후변화부 또는 환경에너지부 신설 등이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