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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도시로 유명한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각자 특징과 컨셉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환경 친화적인 도시계획건설과 서민 편의 위주의 대중교통 정책을 근간사업으로 보고 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형 건물, 광범위한 대중교통 네트워크, 신재생에너지 이용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사업을 유치해 친환경도시로의 변모를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구환경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친환경 도시들을 알아봤다.

 

북유럽 국가 스웨덴에 있는 도시 벡쇼는 ‘유럽 최고의 환경 도시’로 손꼽힌다.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지속가능한 에너지상’, 발틱해 도시연합으로부터는 ‘최고의 환경 실천상’을 수상했다.

 

벡쇼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시청 관광 안내에 ‘전문적인 방문(Technical Visits)’이라는 코너가 있다. 벡쇼로 환경 투어를 오려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운영할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벡쇼의 친환경 정책을 보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벡쇼는 지난 1996년 ‘화석연료 없는 도시’를 선언했다. 지난 2010년까지 주민 1인당 CO₂발생량을 1993년에 50%, 2025년에는 70%까지 줄이기로 목표했다. 이 목표는 석유 대신 바이오연료를 사용해 난방용 열 및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실현됐다. 시영 에너지 회사 ‘벡쇼에너지(VEAB)’는 목재공장에서 나무를 가공하는 과정 중에 나오는 나무찌꺼기 같은 바이오 연료로 전기와 온수를 생산한다.

 

또한 벡쇼에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20가지로 분류해 시청 재활용 센터에 갖다 준다.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에는 바짝 말려놓으면 일주일에 한 번씩 기계에서 분쇄해 처리된다. 처리되어 나온 가루는 악취가 나지 않을 뿐더러 유기농 비료로 활용해 아파트 화단의 꽃과 나무를 가꾸는데 쓰인다.

 

벡쇼는 도시 경영에 ‘에코 버짓(eco budget, 환경 예산)’이라는 환경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매년 시 예산의 돈 씀씀이를 따지듯 CO₂를 얼마나 줄였는지 계산하고 있다.

 

독일의 ‘환경수도’로 불리는 프라이부르크는 서울 면적 4분의 1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다. 이 도시를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성장시킨 원동력은 바로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울창한 숲과 자전거, 그리고 태양에너지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남부지역의 유명한 삼림지대인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흑림)’의 관문도시로 도시 전체 면적의 40%가 숲으로 덮여 있다. 흑림(黑林)이란 이름은 햇볕이 들지 않아 깜깜할 정도로 나무가 빽빽이 들어찼다는 뜻이다.

 

1970년대 대기오염과 산성비로 슈바르츠발트가 훼손되자 프라이부르크 시민들과 지역 환경단체들은 숲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 대응책으로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리고 1972년 자동차 억제 정책을 도입했다. 도심상가에 상품반입 때를 제외하곤 자가용 진입을 금지했다. 대신 독일 최초로 도시에 자전거 전용도로망을 구축해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장려했다.

 

이 도로는 총 길이가 약 160km로 도시 주요 지역을 연결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시내 곳곳엔 자동차 주차장보다 자전거 주차장이 훨씬 많다.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의 도시’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태양열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엔 태양광발전소가 60곳,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난방 및 전기 장비를 설치한 건물이 1000여개에 이른다.

 

태양광이 풍부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남쪽으로 3km 지점에 위치한 보봉(Vauban) 생태마을과 슐리어베르크(Schlierberg)에 태양광 연립단지를 조성해 실제로 시민들이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지역의 주택들은 많은 양의 태양광을 받기 위해 대부분 남향으로 지어졌다. 모든 지붕에 태양광전지가 설치되어 있다. 난방 외에도 햇빛의 양에 따라 차양을 자동으로 올리고 내리는 전기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태양광을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

 

 

브라질의 쿠리치바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집중 탓에 슬럼화가 진행되고 공해에 찌든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은 ‘꿈의 생태도시’,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 등으로 불린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체계적인 도시계획과 시민들의 노력이 있었다.

 

쿠리치바시는 1970년대부터 무분별한 도시 확장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강 주변지역을 보호구역으로 묶어 공원을 조성했다.

 

다른 나라의 생태 도시들이 인구 5만 명 내외의 소도시인데 반해 쿠리치바는 180만 명이 사는 대도시다. 쿠리치바의 1인당 녹지면적은 54㎡로, 세계보건기구 권고 수치의 4배, 서울의 10배 이상 되는 면적이다. 30년간 적극적으로 추진한 쿠리치바시의 식목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가능하게 했다.

 

숲이 형성된 쿠리치바의 도심에는 새가 찾아오고, 건강한 먹이사슬을 통해 도시 내에 균형 잡힌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이곳엔 290여종의 조류를 비롯해 50종의 뱀을 포함한 다양한 파충류와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