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의 절반은 날씨가 짓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기상이변과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잦아지면서 농산물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변동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상자료를 토대로 농산물 작황을 대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8월 “농산물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대응”연구자료를 통해 주요 농산물의 작황과 가격, 수급 정보, 기상자료 등을 토대로 '농산물 확률모형 시스템'을 구축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인 엘리뇨 현상 발생으로 더워진 공기가 사계절 우리나라 날씨를 실종시키면서 이른 무더위와 잦은 비로 농작물의 생체리듬을 깨고 있다. 작물들의 발육이 미진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올해 농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쌀의 경우 작황주기로 볼때 풍작주기에 있어 10a당 생산량이 5백kg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엘니뇨의 영향이 크게 나타난다면 4백75kg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날씨의 영향을 받은 농산물의 작황부진은 생활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당장 열무, 상추, 배추 등의 채소가격은 이미 60~9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환일 수석연구원은 “향후에도 계절적 요인과 홍수, 가뭄 같은 자연재해가 더해진다면 농산물 가격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기상이변의 발생빈도가 증가하지만 예측이 어려워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확률모형 시스템이란 농산물 생산자와 정보 시스템을 공유하고 정부는 각 농산물별로 목표가격 범위, 생산량 목표를 설정하고, 기상 상황을 고려해 시장가격과 예상 생산량이 목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확률별로 재고물량과 수입물량을 조절, 할당관세 부과 등의 시장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박환일 수석연구원은 “기상이변과 자연재해에 가장 민감하고 큰 영향을 받는 농업분야에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과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서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