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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대한민국 환경정책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21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환경정책포럼 제4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KEI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환경전략 및 실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환경정책포럼을 발족했으며, 국책연구원·지방발전연구원·학계·정부부처 등 35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미나에서 이병욱 KEI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이번 정부가 주도한 녹색성장으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며 “조사 결과 녹색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국민 의견이 62%에 달한 만큼 차기 정부가 그대로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정부의 녹색성장은 우리나라의 국제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원장은 “지난해 OECD 각료선언문에서 ‘녹색성장’ 추진 권고 및 지표 제안이 채택됐고,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GGGI)와 함께 녹색성장 지식플랫폼 구축, GCF(녹색기후기금) 유치 등 글로벌 협력 및 외교 분야에서 큰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정책을 평가하는 대목에서는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이나 에너지 안보, 녹색 성장 일자리 창출 등은 목표보다 부진했다”며 “에너지다소비형 시장구조의 개편 미흡으로 시장 자생력 확보에 실패한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원장은 녹색성장이 MB정권 차원의 브랜드로만 남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녹색성장은 이명박 정부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나 사회적 내재화가 미흡하다”며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녹색성장 관련 의제들에 대해 여야가 먼저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좌담 발표에서 박순애 서울대 교수는 MB정부의 환경정책은 획기적인 변화라며 그 중심에 녹색성장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 세계가 환경 예산을 다 삭감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만이 환경 분야에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환경부 예산은 3조원이었지만 내년도 예산은 6조원에 달한다. 박 교수는 “녹색성장은 이제 환경부 뿐 아니라 전 부처간의 사업”이라며 “예산이 늘어난 만큼 환경정책에 소극적인 지자체를 중심으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나 산업계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을 시행하고 저마다의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지자체들은 녹색성장에 대한 의식과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차기 정부의 녹색성장 인력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또 다시 새로운 사람이 업무를 맡아 새롭게 업무가 진행된다”며 “환경 분야 투자가 늘어난 만큼 차기정부는 MB정부가 마련해 놓은 과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상희 동의대 교수는 녹색 성장 마켓 부실 문제에 대해 발표했다. 유 교수는 “녹색성장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녹색 가치”라며 “시장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 및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에너지 가격을 도입해야 녹색 성장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다소비 대기업 및 가구에 대한 누진적 탄소세 도입과 에너지 빈곤층, 고령 취약계층, 중소기업, 신규고용 및 대중교통 지원에 탄소세수 재활용 등을 꼽았다.
황진택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사무총장은 “에너지·기후정책은 국제 정치학의 KEY가 될 만큼 중요한 부분으로 성장했다”며 “국민들이 에너지나 기후 변화 문제에 동조하는 만큼 생활 속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야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녹색성장과 관련한 발표에 대해 황 시무총장은 “이번 정권이 추진한 녹색성장은 녹색위원회 출범, 4대강 사업 통과 등 많은 정책과 이슈를 낳았지만 문제점도 많았다”며 “큰 틀은 잡혔는데 법과 조직을 연동하고 구동하는 디테일한 시스템 부분에서 허술한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5년이라는 단기간에 성과는 크지만 환경문제를 다룰 수 있는 시간으로는 무리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 사무총장은 “환경시민단체와 실제 기업들 사이에 파트너십이 부족했고, 녹색성장을 저해하는 재정 및 세제 문제점도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는 환경위험 관리 및 환경복지 증진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얼마 전 불산이나 가습기 사고 등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담당부서들은 책임 회피와 축소·은폐하기에 바빴다”며 “환경성 질환 조사 연구 및 예방 관리를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환경부나 담당부서가 예방차원에서 환경정책을 가지고 나와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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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