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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위원회가 전기요금과 전력산업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지난 22일 개최했다.
‘녹색산업혁명을 위한 전기요금제도 개편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공청회에서는 한양대학교 김영산 교수가 ‘전력산업 위기와 대응’에 대해 발표한데 이어 녹색위 민간위원인 문승일 교수(서울대)와 이승훈 명예교수(서울대)가 각각 ‘스마트그리드 조기구축으로 녹색산업혁명 달성방안’과 ‘공공요금 관리 개선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스마트그리드’란 기존 전력망(발전→송배전→판매)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고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기조 발표에 나선 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지금의 전기요금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스마트그리드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며 “전기요금제도 및 전력시장 구조 개편을 MB정부가 남은 집권 기간 중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전기요금 제도를 개편하면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스마트그리드와 동시에 발전하기 때문에 녹색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전기요금 제도 개편을 저지하는 명분은 국제경쟁력을 내세운 산업계와 물가불안을 우려하는 정부당국의 물가정책이었지만 전기요금 규제와 물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잘못된 관념을 이제는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요금 결정체계 시장에 맡겨야”
이어 ‘전력산업 위기와 대응’이라는 주제 발표를 한 김영산 교수는 전기요금 결정체계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전기요금 체계로는 더 이상 불안정한 전력수급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 전력사정은 5%미만의 예비율로 매년 여름과 겨울마다 대정전의 위기를 맞는다”며 “지난해 9월 초유의 순환정전을 실시했고 이번 겨울에도 예비력이 127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강제적 수량조정과 인센티브에 의한 수요 반응 등을 통해 단기적 대증요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처럼 전력부족 심화로 한전의 재무구조도 악화돼 대외공신력에 문제가 생기고 녹색성장, 신재생에너지 공급확대 목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요금의 기능회복’을 주장했다. 그는 “전기가 사적 재화임을 인식하고 전력산업에서의 가격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미 결정된 ‘연료비 연동제’라도 즉시 시행하는 등 비용 수준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독립적 규제기관을 설립해 지금의 요금 결정방식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김 교수는요금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현행 제도는 계속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마트그리드 발전으로 전기상품이 다양화, 차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규제 위주의 가격결정은 전력산업 선진화에 걸림돌”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전력판매부문에 시장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마트그리드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스마트그리드 조기구축으로 녹색산업혁명 달성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한 문승일 교수는 MB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은 시의적절했지만 지원해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비판했다.
문 교수는 “녹색성장을 하려면 전기요금 등 산업체계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은 녹색성장에 대한 말만 있지 투자는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한다면서 전력수급도 못 맞추고 있다”며 “지난 3년전 녹색성장을 하자고 말만 해놓고 제자리걸음인 상태”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신재생 에너지는 취지는 좋지만 전기의 품질은 좋지 않다”며 “전기요금도 싼데 누가 300원, 400원짜리 녹색 전기를 쓰겠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문 교수는 ▶제주 실증단지 스마트 그리드 플랫폼 ▶스마트그리드 진흥원 설립 ▶스마트그리드 거점도시 사업 ▶전국 규모 스마트 그리드 조기 구축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전력산업 위상 변화 등을 실천방안으로 제시하고 스마그리드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문 교수는 “그동안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미션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력산업이 차세대를 이끌어갈 허브산업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그림의 스마트그리드가 정착 돼야만 녹색산업혁명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녹색성장 위해 구조개편 시급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공공요금 관리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전기요금을 물가안정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물가는 개별적 가격이 아닌 거시경제적 변수로서 중단기적으로는 통화, 재정, 환율 등 거시경제적 정책수단을 적절히 구사해 관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안정을 위한 공공요금 억제는 경제의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해당 인프라부문의 발전과 확충을 억제해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약화시켜 오히려 물가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전기요금을 일률적으로 10% 인상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주택용 요금상승으로 0.19% 상승하고 생산자물가지수는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요금 상승에 따라 0.274% 상승에 그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녹색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구조개편이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전력”이라며 “전기요금제도는 녹색산업혁명의 일환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전기요금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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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