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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 및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환경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한계를 느꼈고, 새로운 정부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환경 커뮤니케이션이 언론학회나 환경관련 학회에서도 더 주목받게 되길 기대한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연회장에서 열린 시민환경연구소 심포지엄에서 토론회 좌장을 맡았던 이창현 서울연구원장은 행사의 키 포인트를 이렇게 정리했다.
사단법인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 연구소가 펼쳐 온 각종 현장조사와 과학적 분석의 결과들을 대중 혹은 의사결정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개회사를 맡은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은 “4대강 사업, 원전반대운동 등 환경문제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연구소의 비전을 모색하고자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환경 커뮤니케이션, 환경 이젠 소통이다’를 주제로 ‘지탱가능한 발전의 과거와 현실’, ‘환경이슈와 의제설정’, ‘환경위험 커뮤니케이션과 위기관리’ 등 3개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마이클 박 카이스트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
‘지탱가능한 발전의 과거와 현실’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마이클 박 카이스트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친환경운동은 최근 들어 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9세기 산업 혁명 이후부터 주기적으로 등장한 역사의 한 순환”이라며 “산업혁명과 함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환경문제를 우려했고 이때부터 친환경 운동이 일어나 관련 정책, 의회, 조직 등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20세기 후반까지도 이어진 환경문제에 대해 세계 각국은 합의점을 도출하고자 여러 차례에 걸친 UN 정상회의를 열었다”며 “이 회의에서 장기간 지속되는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그 후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하자는 실용적 친환경주의자들이 지지를 받았고, 지속가능성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 그는 “현재 ‘지속가능한 발전’은 국가 정책의 핵심개념으로 부상했고, 실용적 친환경주의는 세계 사회의 주요 흐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교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보다는 ‘지탱가능한 발전’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환경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도구 중 하나는 용어”라며 “‘지탱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는 환경, 생태계가 지탱할 수 있는 발전이라는 원래의 취지와 앞으로 풀어 나아가야할 과제의 어려움을 더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교수는 전문가들의 용어가 활동가들과 언론에 의해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갈등의 한가운데 서기도 하고 갈등의 해결사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 예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언론을 통해 해외에 4대강 복원사업으로 전해지기도 했다”면서 “복원이라는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이젠 환경을 진정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복원이라는 말을 쓰기가 두려운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민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환경이슈와 의제설정’이란 주제로 발표를 한 민영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환경운동은 현장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데 기울인 노력에 비해 직접적인 정책변화의 결과를 얻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기술 관료나 학자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 집단 간의 견해 차이, 용어의 혼재와 사용, 정책 프레임 만들기 실패 등 여라 가지 요인에 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환경단체가 갈등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말을 한다”면서 “환경문제의 책임소재를 놓고 정부와 기업, 환경단체가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놓지 못했기에 발생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결과적으로 보면 환경운동은 개별 이슈를 단기적 의제로 설정하는 데에는 성공적이었지만, 그 이슈를 틀 짓기 하는 데에 있어서는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환경위험 커뮤니케이션과 위기관리’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직 환경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단계가 기술지향적인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는 매우 전문가 중심적이고, 일방적이며 정보전달 중심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일례로 광우병에 걸린 소인지 아닌지는 가축을 키우는 축산업자가 지식인들보다 훨씬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다”며 “법리와 전문지식보다는 원인과 결과를 사회전체의 유기적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환경 위험과 위험 커뮤니케이션을 논의할 때 고려해야 하는 다섯가지 키워드로 ▶위험 확산의 낙인화 ▶정보처리의 일상화 ▶의사결정의 편견화 ▶공포관리의 극단화 ▶대응체계의 냄비근성화를 제시했다.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김 교수는 “환경 위험 문제에 있어 편견의 실체를 인정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사회 공론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 편견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 위험 문제와 관련한 조직은 정부, 기업, 시민단체, 지역사화단체, 언론 등인데 이러한 조직은 환경 위험을 예방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대부분 발생하는 문제를 보면 이러한 조직들의 미흡한 위기관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가 환경 위험 사안에 대해 마음대로 광고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일례로 정부는 4대강 개발사업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개발 사업을 찬성하는 광고를 제작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였다”며 “이렇게 정부광고를 통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는 환경 위험과 관련한 공론의 장을 이루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광고위원회 등의 독립조직을 만들어 정부광고도 좀 더 민주적인 시스템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환경 위험을 보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언론사들이 상업적인 속성에 충실하다 보니 뉴스가치 측면에서 부정적이거나 무서운 점을 강조하고 회의적인 세계관을 전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경우 정부나 기업의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회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 나가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것 등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그는 “환경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이 전문가 지향에서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민주 지향 모델로 바뀌고, 법 제도나 사회 문화 측면에서 환경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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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