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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류는 온갖 자원을 소비하면서 유지되고 있는 도시에게 지속 가능성을 물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생존과 공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석유 등 화석연료가 고갈된 이후 대체하게 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환경 친화적인 도시계획건설과 대중교통 정책을 근간으로 해서 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도시들이 있다.

 

이러한 친환경 도시들은 각자 특징과 컨셉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에너지 절약형 건물, 광범위한 대중교통 네트워크, 신재생에너지 이용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구환경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친환경 도시들을 알아봤다.

 

 

독일 남부 흑림지대에 위치한 프라이암트는 인구 4300여 명의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이 특별한 이유는 마을에서 쓰이는 모든 에너지가 태양, 바람, 물 등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마을 전체가 마치 커다란 발전소와 같다. 이 마을에서는 모든 것을 에너지로 바꾼다. 곳곳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지붕마다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돼 있다. 가축의 분뇨가 썩을 때 발생하는 메테인 가스로 발전기를 돌리고, 젖소에서 짠 우유를 냉각시킬 때 발생되는 열기로 물을 데운다.

 

또한 프라이암트의 명물인 빵집은 50년 동안이나 전기 요금을 내지 않았다. 비결은 물레방아를 이용해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직접 만들어 쓰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얻은 에너지는 프라이암트 마을 전체가 쓰고도 남아 정부에 팔기까지 한다. 석유 없이 재생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로마에서 피렌체 방향으로 한 시간 남짓 가다 보면 나지막한 산과 구릉 사이에 자리 잡은 오르비에토시가 있다.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오르비에토는 도시 전체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동차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르비에토에서는 자동차가 도시 지반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있으며,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의 발상지답게 패스트푸드점이 없다. 또한 도시 외곽에 ‘로르티 소샬리’라는 텃밭이 있는데, 이곳에서 재배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은 인근 주민과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느림의 미학, 즉 아날로그의 미학을 추구하는 오르비에토는 슬로시티, 슬로푸드를 통해 알려지면서 1년에 200여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슬로시티의 명성과 더불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와인 ‘오르비에토 클라시코’의 수출량도 급증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도시가 슬로시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담양군 창평면과 장흥군 유치면, 신안군 증도면, 완도군 청산면, 하동군 악양면 등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슬로시티 국제연맹에 가입됐다.

 

 

쿠리치바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의 주도(州都)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800㎞ 떨어진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다. 이 도시는 생태 환경 도시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다.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쿠리치바는 16세기 중엽 포르투갈에서 온 이주민들이 모여 살면서 세운 도시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쿠리치바도 개발도상국의 여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급속한 인구 증가와 무질서한 개발로 환경오염이 심한 도시였다.

 

이 도시를 오늘날의 생태 도시로 바꾼 것은 1971년부터 1992년까지 이 도시의 시장을 지낸 자이메 레르네르(Jaime Lerner)의 정책 덕분이었다. 건축가였던 레르네르 시장은 쿠리치바의 중심가에 보행자를 위한 도로를 만드는 사업을 전개했다. 단 며칠 만에 자동차 전용 도로가 보행자 도로로 바뀌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창적인 교통 체계이다. 쿠리치바에는 지하철이 없다. 버스를 땅 위의 지하철로 삼아 입체적인 대중교통 노선을 개발해 교통난을 해소했다. 급행 버스, 지역 버스, 직통버스 등을 색깔별로 구분했으며, 버스 간에 완벽한 환승 시스템을 마련했다.

 

쿠리치바는 숲의 도시이다. 도심지가 아닌 곳에서는 건물을 지을 때 간선 도로로부터 5m의 공간을 확보하고 나무를 심었다. 이렇게 심은 나무가 약 100만 그루에 달하며, 시민 1인당 공원 면적도 약 100배나 증가했다.

 

반면 주거지역에서는 전체 면적의 50%에만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자연 상태로 남겨둬 토양의 빗물 흡수를 늘렸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