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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사거리’의 교차로에는 한 가지 과학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
교차로에 설 때마다 좌회전 신호가 들어올 시점임에도 직진신호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사거리에는 ‘좌회전 감응신호’라는 기술이 적용 돼 있어 좌회전 대기차량이 없으면 좌회전 신호를 뛰어 넘고 직진 신호가 들어오도록 돼있다.
□신호등은 어디에 설치되고 신호시간·신호가 바뀌는 주기는 어떻게 결정될까
서울 시내 5000여 개 교차로에는 3670대의 신호제어기·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교차로라고 해서 무조건 신호등이 설치되는 것은 아니고 정해진 기준이 충족되는 곳에만 설치·운영된다. 시는 신호시설물을 설치·관리하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신호운영체계를 결정한다.
▲신호기 설치조건 <출처=서울시>
모든 신호등은 ‘신호운영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신호운영계획’이란 교차로·횡단보도 등에 설치된 신호등의 신호순서·주기·신호시간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 해당 지역의 도로·보행자·운전자의 특성을 고려해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 결정된다. 이 때 시뮬레이션과 전문가 판단 등의 과정도 포함된다.
신호순서는 방향 별·회전 별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선 직진·선 좌회전·동시신호 중 교차로 구조·방향별 교통량·인접교차로와의 연계성 등을 분석해 최종결정 한다.
신호시간이란 차량 또는 보행자 신호등이 켜진 상태로 지속되는 시간이다. 차량 신호시간은 방향 별 도로용량·교통량 등을 토대로 도로용량 대비 교통량 비율을 같게 해 차량이 원활하게 오갈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산정한다. 이에 따라 보행자 신호시간은 횡단보도 길이·보행자 구성·보행자 통행량 등을 근거로 가장 적게 기다리면서 횡단보도를 여유있게 건널 수 있도록 적절한 시간을 뽑아낸다.
한 신호가 나오고 다음에 같은 신호가 나오기까지의 반복되는 시간간격을 신호주기라고 한다. 신호주기가 짧아지면 신호가 들어오는 동안 지나갈 수 있는 차량의 수가 줄어들어 대기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길면 불필요한 대기시간이 늘어나 지체가 생기기 때문에 현장여건에 맞는 최적의 주기를 찾아 적용하고 있다.
신호체계는 대규모 건물 및 아파트 단지 조성·도로 확장 등 교통환경이 변화된 지역이나 정체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수시로 개선·관리 중이다.
□신호등 제어, 시간대별 교통상황 DB화시켜 탄력적 운영
교통신호등을 조정하는 제어방식은 크게 ▶고정식 ▶시간대 ▶실시간 제어로 나뉜다.
고정식 제어는 교통패턴과는 상관없이 항상 고정된 신호시간으로 운영한다. 과거 신호기 도입 초창기에 이용됐지만 현재 서울 시내에는 거의 없다.
시간대 제어는 미리 교통현황 조사를 해 요일·시간대별 교통 특성에 적합한 신호시간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입력해 두면 미리 정해둔 시간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를 불러온다. 시간대별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재 시내 대부분의 교차로가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실시간 제어는 도로에 차량 검지기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시기별로 신호시간을 변경해 신호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좌회전감응신호’·‘완전대응신호’ 2가지 유형이 있다.
현재 서울 시내 일부 교차로에서 좌회전감응신호 운영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필요한 지점에 확대된다. 대표적으로 안국동 사거리(종로)·숭실대 입구(관악로)가 있다.
▲좌회전감응신호 운영방식 <출처=서울시>
서울시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지방경찰청과의 적극적인 협조체계를 통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편리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신호체계를 운영 및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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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