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태계가 우수한 강원지역뿐만 아니라 경상과 전라지역에서도 생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 발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삼권)은 지난해 실시한 ‘생태·경관우수지역발굴조사’ 결과 경북 군위의 화산, 전북 장수의 장안산, 경남 함양의 황석산, 경북 영양의 일월산 등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고 희소성이 있는 오리나무 군락과 창포·습지식물 등이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생태·경관우수지역발굴조사는 전국의 생태·경관 보전이 필요한 지역을 발굴해 법정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매년 지역을 선정해 실시된다. 지난해에는 경북 군위의 화산·전북 장수의 장안산·경남 함양의 황석산·경북 영양의 일월산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됐다.

 

    ▲ 군위 화산의 오리나무 군락지 ⓒ환경부

 

조사 결과 경북 군위의 화산에는 식생보전등급 Ⅰ등급인 노령의 오리나무군락이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더불어 희귀식물인 창포와 습지식물 77종을 포함한 총 426종의 식물이 확인됐다.

 

군위 화산에서 발견된 오리나무군락은 화구를 둥글게 에워싸 만들어진 환상단층((ring fault)이 2중의 타원형으로 분포해 지형·지질학적 가치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 정상부근부의 화산함몰지에 습지가 형성돼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 또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나무는 생태계 교란으로 저지대 습지에 어린 나무가 소수로 분포하지만 이곳처럼 노령의 오리나무가 대규모 군락으로 형성된 것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드물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의 설명이다.

 

   ▲ 장안산 덕산계곡의 포트홀 ⓒ환경부
 
이와 더불어 장수 장안산, 함양 황석산, 영양 일월산에서 독특한 지형적 특징과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이 확인돼 이 일대의 생태·경관적 보전가치가 증명됐다.
 
장수 장안산은 백두대간과 접해 있으며 급애(절벽)와 폭포, 포트홀(pothole·하천침식으로 기반암 하상에 생긴 물 웅덩이)로 구성된 산지계곡지형과 보전상태가 양호한 식생이 어울려 수려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산림 생태계로 수달·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1종을 포함한 동식물 총 956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함양 황석산은 용추계곡을 중심으로 폭포, 하식애(하천절벽), 소(하천 하상에 형성된 수심이 깊은 곳) 등 산지계곡지형이 풍부하다. 자연성이 높은 들메나무군락이 분포하는 등 식생의 보전 상태가 양호하며 삵·담비·새매 등 멸종위기야생생물을 포함한 총 931종의 야생 동·식물 서식이 확인됐다.

 

영양 일월산은 퇴적암지대로 풍화·퇴적·침식지형이 다양하고 수달·담비·삵·하늘다람쥐와 같은 멸종위기 포유류의 중요 서식처로 나타났다. 이곳은 금강애기나리·승마 등 총 1030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생태 보전가치가 입증된 군위 화산 오리나무군락 등 4개 지역을 효율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생태·경관보전지역’ 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