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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 등 전기사용이 급증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지난 18일(월) 이른 아침 첫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던 가운데 같은 날 오후 2시께 서울에도 공식적인 ‘첫눈’이 내렸다. 올해는 평년보다 2주 이상 때이른 추위와 함께 기온도 훨씬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돼 전력 사정에 대한 우려가 일찍부터 나오고 있다.

 

2009년 이후 최대 전력소비는 여름이 아닌 겨울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겨울의 경우 1월 최대 전력 수요가 7652㎾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렇듯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오는 겨울철 추위를 넘기기 위해 각 가정과 상가, 공공기관 등에서 난방에 많은 전력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부실로 드러난 원전의 안전 점검으로 인해 겨울 전력 공급량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그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 원전가동 중지 등으로 전력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는 늘어나기 때문에 ‘겨울철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의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9월 국내에서 블랙아웃 직전까지 간 사례가 있다. 당시 한국전력거래소가 의도적으로 전국 각 지역의 전기를 번갈아 가면서 차단해 막을 수 있었지만, 이후로도 에너지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언제 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한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을 위한 에너지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에너지 부족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에너지 효율화. 석유를 대체할 혁신적인 에너지원 개발이 절실한 가운데 이 에너지 효율화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에너지와 관련된 기술을 개선해 기존보다 적은 에너지로 동일한 효율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절약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에너지 효율화는 말 그대로 같은 양의 전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렇듯 제5의 에너지원이라고도 불리는 에너지 효율화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시행 중에 있다.

 

먼저 에너지 효율화에 적극적인 대표적 국가로 미국을 들 수 있다. 미국의 에너지효율은 2013년 기준 39%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미 의회는 낭비되는 에너지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5년 8월 에너지 정책법을 개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전, IT 기기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해 에너지 제품 인증기관인 ‘에너지스타’ 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2015년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150만대 보급 계획도 추진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급에너지원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1월에 발표한 에너지 발전 계획에 따르면 2015년까지 석탄사용을 줄이고, 비화석 에너지 소비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에너지 절약 및 배출량 감축 관련 12차 5개년 계획’에서 에너지 효율화 계획을 선보이고, 1만여 개의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 에너지 절감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Top-10000프로그램, 공공건물에 에너지효율등급제 의무 실시화 등을 실행 중에 있다. 

 

지난 2008년 러시아는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경제현대화 5대 핵심분야 중 하나로 삼았다. 에너지 효율성을 2020년까지 40% 증대 시킨다는 목표로 에너지효율화 사업에 약 28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러시아가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 2100억 달러의 투자를 하면 앞으로 20년에 걸쳐 486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고, 에너지 소비를 23%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러시아 내 백열전구 생산 및 판매를 완전히 금지할 예정이며 산업, 도로, 교통, 주거 분야의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실행 중에 있다. 또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1년 1월 1일부터 보든 전자제품에 에너지 효율 등급 표기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그 밖에 칠레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2005년부터 국가차원의 에너지 효율화 계획을 세워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에너지 효율인증 취득 의무화’다. 칠레는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90%에 이를 정도로 에너지 효율화 및 절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 에너지전략으로 에너지 효율성 증대, 신재생에너지 개발, 수력에너지 이용 확대, 에너지 외부 의존도 축소 등 6개 미션을 발표하고 시행에 옮기는 등 국가차원에서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제도 ▶에너지소비효율 등급라벨 ▶연간에너지비용 표시 등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대표적 저효율 조명기기인 백열전구가 완전히 퇴출되는 등 에너지소비효율이 제품의 생산 및 판매에 기준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