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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신재생에너지의 융합을 위한 정보 공유의 장인 ‘2013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융합 컨퍼런스’가 지난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컨퍼런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 및 신재생에너지의 융합 등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의가 많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원전 문제가 방사능 오염수 누출 사고로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전을 계속 건설해 전력을 확대 공급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해, 2차 에너지수급계획에서 원전 비중(설비용량 기준)을 기존(41%)보다 2035년까지 22∼29%로 낮추도록 권고받고 있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1차 계획 때 보다 원전의 비중을 축소하고 수요관리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며, 분산형 발전시스템구축과 환경·안전 등 지속가능성 제고 및 에너지 안보 강화 등을 기본방침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와 원자력 위주인 현재의 전력 생산 방식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문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출력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이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녹색기술센터 성창모 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 신기술인 ‘스마트 그리드’에 대해 소개했다. 

 

스마트 그리드란 ‘지능형 전력망’을 뜻하는 용어로 기존의 전력망(발전→송배전→판매)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네트워크와 통신네트워크가 합쳐진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해서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전기사용과 관련한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에너지 부문에서도 양방향 통신 접목이 가능해지고 태양·풍력 등 출력이 불규칙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데서 관심을 끌고 있다.

 

성 소장은 “스마트 그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 전력관리장치(스마트 미터·Smart meter)를 통해 전기사용 행태나 전기요금 등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어 소비자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세탁기를 전기 요금이 가장 싼 시간대에 맞춰 작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미터’는 시간대별 사용량을 측정해 그 정보를 송신하는 기능을 갖춰 시간대별 요금을 알 수 있도록 한 전자식 전력량계를 말한다.

 

그는 “스마트 그리드의 개발로 에너지효율이 최적화 되고 전기자동차에 전기를 충전하는 인프라가 적용되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송종천 팀장은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스마트 그리드 실현 시기를 2020년, 그 완성 시기는 2030년으로 잡고 있다”며 “그 1차 프로젝트로 지난 2009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를 완공했고 여기에 총 2495억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스마트 그리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이라며 “ESS는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는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일시적으로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해 주는 저장장치를 말한다”고 소개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정부는 중대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 선도가 가능한 기술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에 6조 4000억원 규모를 들이는 등 중대형 에너지 저장기술 개발 및 상업화를 통한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사업에 나서고 있다.

 

 

SNE 리서치의 홍유식 상무는 ‘ESS 신재생에너지 융합 동향’이란 발표를 통해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CO₂ 배출은 OECD국가 중 8위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2050년까지 CO₂ 배출은 지속적으로 늘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상무는 “에너지 수요가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그 방법 중 하나가 ESS(에너지저장장치)이다. 이는 전기를 담는 그릇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ESS와 신재생에너지 및 스마트그리드 간 융합연구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서울대 문승일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최근 정부가 전력요금 현실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전력난 등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전력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라도 ESS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교수는 “ESS를 발전기로 인정하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출력변동은 전력계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ESS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출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21일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됐다. 이는 올 1월 평균 4.0% 인상 이후 10개월 만이다.

 

전북대 강용철 교수는 “전력요금 인상과 함께 정부가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시장 활성화까지 걸림돌이 많아 이러한 과도한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ESS의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비싼 가격(설치비용)과 경제성 부족, 인프라 등의 해결에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ESS의 경제성이 확보될 때까지  정부가 보조금 등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산업혁명이후 CO₂배출량은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다 올해 3월 하와이의 CO₂수치가 400ppm을 넘어섰다. 세계 곳곳의 환경단체에서는 “기후변화로 지구 전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CO₂수치를 350ppm 이하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손종천 팀장은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usiness-As-Usual, 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자발적 국가 중기 감축목표를 설정했다”며 “2015년 ‘배출권거래제’ 도입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추진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향후에도 에너지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짓는 것이 에너지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에너지 수요관리 측면에서 전력과 ICT(정보 통신 기술)를 융합해 ‘스마트 그리드’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