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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은 지구상에 있는 자연수(自然水) 중에서 인류가 자원으로서 이용 가능한 물이다. 

 

농업용수·발전용수·도시용수·공업용수 등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이나 보전의 대상이 되는 자원이다. 물에 대해 자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지는 불과 50년밖에 되지 않는다.

 

수자원은 순환에 의해 몇 번이고 쓸 수 있는 유일한 천연자원이며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무한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수자원은 석유·토지·광물 등 다른 자원과 같이 유형(有形)의 것으로 에너지화 할 수 있다. 더불어 유형적·계량적인 자원인 동시에 무형적인 계량불가의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한국의 수자원은 연평균 강수량이 1283㎜로 세계 평균(973㎜)의 1.3배나 되지만 좁은 국토면적과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수자원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2%에 지나지 않아 국제적으로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 강수 총량 중 증발로 인한 손실 등을 빼면 이용 가능량은 26%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연도·지역·계절별 강수량의 차이가 크고, 변화의 폭이 커 수자원 관리에 매우 불리한 특성을 갖고 있다.

 

국내 수자원의 전체 이용량 333억t 중 자연하천수 취수가 50%나 돼 조금만 가물어도 취수장애가 발생하므로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댐 건설과 하천정비 및 대체수자원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물 관련 전문가들의 교류협력을 통해 자연친화적·통합적·체계적인 하천관리 방안을 제시하고자 올해 상반기 하천관리포럼위원회가 발족됐다. 4대강사업 이후의 바람직한 하천관리를 위한 기술·정책·제도적 측면에서의 방향성 제시가 활동목표다.

 

미래 하천수의 바람직한 활용을 논의하고자 한국수자원학회가 주최하고 하천관리포럼 위원회가 주관한 제2회 하천관리포럼이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주제는 “확보된 하천수!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진행됐다.

 

 

먼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연구실의 이동률 연구위원이 ‘우리나라 수자원 확보수량의 배분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외 정치·경제·사회 흐름에 비춰 국내 수자원 여건과 정책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1910년 한·일 강제합병 이후 일본의 식민체제 기반구축 사업의 일환으로약 9300 여개의 저수지가 건설되면서 남한 지역의 수자원이 확보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일제의 대륙침략 기지화 정책 중 하나로, 식량생산을 위해 1917년 수리조합령 공포와 동시에 국내 수리조합 설립 및 관개시설 확충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광복과 6.25 이후 수자원 여건이 크게 변화됐다. 식량과 전력의 절대량 확보가긴급해 지면서 약 2300여 개소의 농업용저수지 건설, 수력 및 화력 5개년 전원개발계획이 수립됐다”며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수자원종합개발 출발기 및 정착기를 거쳐 1990년대엔 친환경 수자원관리라는 새로운 개념의 등장으로 단순한 수자원 개발을 넘어 환경운동이 도입됐다. 2000년대 이르러 현재까지는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를 목표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 친화적 수자원 관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물 수급은 2001년에는 공급 338억㎥, 수요 337억㎥로 약 1억㎥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2006년에 공급 346억㎥, 수요 347억㎥이 되면서 공급에 부족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에는 공급 352억㎥에 수요 370억㎥로 약 18억㎥이 부족해지면서 공급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국내 지역 간 물분쟁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주요 분쟁 유형으로는 위천공단 건설을 둘러싼 대구시·경상북도와 부산·경남지역 간의 낙동강 수질오염 분쟁, 충북 제천시의 평창강 취수사업 추진에 대해 강원도 영월군이 하천 유량감소와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 전주권의 용수공급을 위해 용담댐 건설계획을 발표하자 충남도에서 수원고갈을 우려한 반발 등이 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위원은 용도별 적절한 물배분과 하천의 생태보존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20세기는 물의 황금시대로 인간에 의한 생활·공업·농업용수의 이용이 확대되는 한편, 자연생태계가 이용할 물은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한 쪽으로 치중된 물 배분 때문에 하천에서의 생태기능이 저하돼 종의 멸종과 다양성 훼손이 나타나고, 생태가치가 손실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수자원학회에서는 수자원의 개발과 함께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우선 하천 상·하류의 댐들을 상호 연계하는 최적 운영 방안을 마련해 기존 댐들의 용수공급능력을 늘리고, ‘전국 수도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역 간 용수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상류의 맑은 물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공업용수는 강 하류에서 취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물값 현실화를 통한 물의 과소비 방지 등 물 수요관리 대책 등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래 수자원 경영전략과 관련해 “사회·경제·환경이 잘 맞물려 물 공급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돼야 하고, 중국 북부지역이 물 부족 해결을 위해 진행했던 ‘남수북조’ 사업과 같이 우리나라도 물 공급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물길을 여는 프로젝트는 민생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공급비용 절감에 의한 물 서비스 개선과 더불어 수자원의 효율적 수익창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물 부족현상이 일어나 물·식량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수자원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과 같은 다목적 활용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연구실 이동률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신정아

 

 

다음으로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서일원 교수가 “Instream Water Use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일반적으로 하천에 있는 물을 일컬어 ‘하천수’라고 하며 Stream Water 라고도 한다. 하천수는 이용범위에 따라 하천 내에서 이용하는 것을 Instream water, 하천 밖에서 이용하는 것을 Offstream water라고 칭한다.

 

Instream Water의 용도에는 수질, 생태, 경관, 염해방지, 하천시설물 보호, 지하수위 유지 등 이 있으며 용도에 따라 하천유지유량(Instream flow)과 비소모성 이수유량(Non-consumptive water use)으로 나뉜다. Offstream Water는 생활·공업·농업 용수, 냉각수 등에 쓰이며 용수(Water supply)와 소모성 이수유량(Consumptive water use) 등 용도에 따라 두 가지 명칭을 갖고 있다.

 

서 교수는 하천수의 중요성이 커진 배경으로 “최근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하천수의 이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및 중요도가 증대하고 있다. 기후변화 및 대하천 사업을 통한 하천의 수리적·생태적 변화가 나타났고, 하천 이용이 다양해졌다”며 “수변공간을 이용한 수상 레저 증가, 소수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확대 등으로 하천의 이용범위가 확대됐으며, 하천수의 비소모성 수량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해진 것 등이 하천 이용이 다양화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과거 하천유지유량은 하천 고유의 수리·수문학적 물길이 유지돼 하천 동식물의 생태환경 보호, 하천수질보전 등이 가능한 상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유량이었다. 현재 하천유지유량에 대해 서 교수는 “지금의 하천유지유량은 생활·공업·농업·환경개선·발전·주운 등의 하천수 사용을 고려해 하천의 정상적인 기능 및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유량을 말한다”며 “단순히 하천의 기능뿐만 아니라 수질과 생태계와 같은 하천의 상태유지까지 강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하천유지유량은 8가지 항목의 필요유량을 감안해 산정한다. 항목에는 갈수량※, 하천수질 보전, 하천생태계 보호, 하천경관 보전, 염수침입 방지, 하구막힘 방지, 하천시설물 및 취수원 보호, 지하수위 유지, 기타(환경개선·주운·수력발전) 등이 있다”며 “하지만 국내 하천유지유량은 시기별 유지유량이 따로 설정돼 있지 않고, 법적 보장보다는 고지사항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다른 나라에 비해 실제 고려되지 못하는 항목들이 많다. 갈수량, 수질, 어류 서식처와 같은 생태계를 제외한 다른 항목들은 적용이 미비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갈수량은 갈수위(渴水位) 때의 하천 유량으로 1년 동안 매일 관측한 유량의 기록 중에서 가장 적게 흐른 유량을 말한다. 갈수량의 대부분은 지하수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수리용의 수량을 산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물의 최저 양으로 취급된다. 댐, 수력발전소 설계와 공사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된다.

 

또한 서 교수는 “선박·화물 등이 다닐 수 있는 수로인 주운이라든지, 하천에서 즐기는 여가활동, 수력발전, 어업 등 비소모성 수량 항목들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하천의 자연·생태 환경과 사회·경제 환경이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하는 하천수 이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