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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의 한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돼 오리 2만여 마리가 살처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전북도에 따르면 16일 고창군 신림면 무림리에 소재한 한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로 의심되는 오리가 신고됐다. 최근 해당 농장에서 자연폐사가 증가하고 산란율이 급감하는 등 AI 의심증상이 발생해 농장주의 신고가 있었던 것이다.

 

AI는 닭과 오리 등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염 속도가 빠르고 폐사율이 높은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된다. 이는 지난 2011년 5월 경기 연천군에서 발생한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부안 오리 농장의 AI 의심 신고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3km 이내에 있는 닭·오리 농가에서 사육중인 가금류의 도살처분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고창에 이어 인근 부안에서도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8)가 발생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됨에 따라 도내 유입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철새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주범으로 윤곽이 드러나면서 전국 37곳에 달하는 철새도래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철새는 날아다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AI가 고창과 부안에서 발생한 뒤 인근 동림 저수지에서 가창오리가 100마리 가깝게 죽었다. 국내에선 AI 때문에 철새가 떼죽음을 당한 적이 없어 바이러스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렇듯 극심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고창 종오리 농장에서 총 17만 3000여마리의 오리를 분양 받은 전라북도 익산과 정읍, 충남과 충북, 경기도 등 24개 농장에서의 추가 발생 여부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 방역당국이 도내 지역과 타 지역 오리 병아리 분양 농가들을 대상으로 긴급 예찰을 벌인 결과 아직까지는 추가적인 의심 신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병원성 AI의 최대 잠복기가 21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오리 병아리를 분양 받은 타 지역 농장이나 떼죽음을 당한 가창오리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될 경우 도내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도살 처분 되는 범위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야생 철새가 AI(조류인플루엔자) 진원지로 부상함에 따라 환경부는 주요 철새 도래지에 대해 예찰활동을 강화하며 전염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AI로 인해 가금류 사육농가의 피해가 제일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과 상관관계가 높은 AI의 경우 날씨가 따뜻하면 조기종식이 가능하지만 겨울의 한 복판에 있는 현 시점에서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겨울이 지나갈 때 까지 발생과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계절적 여건이 불리한데다 발생한 AI가 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으로 확인되고 있어 당국과 지자체, 관계부처 등의 빠른 대처가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주시 상당·흥덕보건소가 AI 인체감염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보건소는 고창과 부안에서 발생한 ‘H5N8형’ AI는 전 세계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없는 조류독감이지만 조류인플루엔자 AI(H5N1)형은 국외에서 인체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병원성 AI(H5N1)는 인체 감염 때 치명률이 약 60%에 달하기 때문에 고병원성 AI 발생 때 인체감염 예방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가금류 등 축산 농가 종사자는 평소 인체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함께 닭이나 오리가 평소보다 많이 죽거나 산란율이 떨어지면 즉시 가축방역기관에 신고(1588-4060)하고, 가금류와 접촉을 삼가야 한다.

 

일반 시민은 AI 인체감염 발생 국가나 국내여행 때 조류 시장 또는 닭·오리 등 가금류 농장을 방문하거나 먹이를 주는 등의 행동을 피해야 한다.

 

더불어 외출 후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 일반적인 ‘호흡기질환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