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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달 말 단열재, 삼중유리부터 태양광 발전패널까지 국내 최고 친환경 기술을 집약해 지은 ‘에코하우스’가 1년 동안 서울광장에 입주한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친환경 건축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듯 친환경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연 친화적 건물 구조 설계 등 건축계에도 일명 ‘에코 바람’이 불고 있다. 자연과의 순환관계 속에서 환경오염 없이 자연에너지를 잘 활용하는 등 생태계를 고려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의 친환경 집은 설계할 때부터 그들만의 전통적 방식으로 설계해 건축한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을 중시하는 친환경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국내에서는 한옥만큼 친환경적인 건축 양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화로 인해 다양한 주거형태가 생겨났지만 친환경적인 전통가옥 ‘한옥’의 우수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한국과학저술인협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녹색기술센터는 지난 14일(월)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서 ‘한국의 전통마을 재조명과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타운’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전통마을에 내재된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타운(미래 녹색마을)을 예측하고자 마련됐다.
먼저 녹색기술센터 성창모 소장은 축사를 통해 “녹색기술센터는 녹색 기술을 연구하는 곳 인줄 아는 분들도 있겠지만, 전략연구소 또는 정책 연구소라고도 한다. 연구원들은 인문학, 정치학, 경제학 등 다양한 전공을 이수하고 40∼50대의 젊은 연령대로 구성된 새로운 연구센터”라며 “이번 포럼을 열게 된 이유는 정부에서 내놓은 ‘친환경 에너지타운 시범사업’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국내에 녹색성장을 위한 여러 연구가 진행됐지만 녹색기술 국제화 연구라던지 녹색기술 역량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부분에서는 미진했다. 향후 우리의 전통문화를 답사하고 발굴해 녹색기술을 접목시켜 친환경적으로 재창조할 계획이다. 요약하자면 친환경 에너지 타운을 직접 발굴·개발해 세계화 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사)푸른한국 박종열 대표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그는 “우리의 전통마을을 활성화시켜 국내 최고 관광지로서 또 하나의 한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행사의 취지처럼 전통 한옥마을에 친환경을 접목해 에너지 타운을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이자 좋은 충격이다. 이번 사업이 스토리텔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비전 제시를 통해 향후 관광 사업으로서의 미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이제는 너도나도 녹색성장을 말하기 때문에 누가 더 친환경적이냐의 경쟁시대다. 녹색기술센터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친환경 에너지타운 기술 조성 방안을 강구해 일본의 료칸, 스페인의 파라도르 등을 능가하는 친환경 한옥스테이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줬음 한다. 그렇게 된다면 창조경제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관광사업 중에 정부로부터 엄격한 심사 끝에 운영되는 국영호텔 파라도르(Parador)라는 것이 있다. 1928년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Alfonso XIII)가 처음 세웠으며 고성, 궁전, 귀족의 저택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호텔로 개조했다. 스페인의 가장 역사적인 건축물로 호텔사업을 하고 있어 많은 스페인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며 스페인관광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한옥호텔’ 사업 추진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옥의 특성 중 장점은 쓰이는 자재들이 친환경적이란 점이다. 흙, 짚, 기와 등으로 단열·방수·방습·보온 등의 효과를 얻는다. 이러한 천연 건축 자재들은 오래돼 수명이 다한 집을 헐어도 흙이 되고, 거름이 되며, 나무는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한옥의 큰 특징 중 하나로 난방이 있다. 서양은 난방이 난로에서 시작됐다. 난로는 온돌과는 달리 자다가 꺼지면 그대로 추위에 떨어야 하지만 한옥은 온돌의 열효율이 좋고, 연료와 시설이 경제적인데다 난방이 장시간 유지된다. 이 온돌기법은 현재 보일러에도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생산하는 자연 원자재로 세계경쟁력 갖춰야”
한국과학저술인협회 이종호 회장은 ‘한국전통역사마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회장은 “전통역사마을은 친환경 자연 순환구조를 갖춘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녹색자연 순환 생태마을이다. 자연 속에 삶과 문화가 배어들어 있음과 동시에 과학도 담겨있는 토속적 문화 경관(景觀)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며 “역사와 문화 그리고 과학과 자연이 모두 들어있는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전통역사마을에 대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1만5000개의 전통역사마을이 있었는데도 현재 몇 십 개 마을만 명맥을 유지하게 된 것은 현대화로 인한 여파 때문이다. 특히 1970년대에 시작된 ‘새마을 가꾸기 운동’으로 인해 전통역사마을들이 농촌개발의 명목으로 무차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전통역사마을에 대해 이 회장은 “국내에 남아있는 20∼30여 개의 전통마을은 각자 마을이 갖고 있는 전통의 틀 안에서 세월의 변화를 슬기롭게 포용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인이나 가족 차원의 노력으로는 이들의 가치를 보존·상승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는 국내 전통마을 활성화 및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총 61개 추진 과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한옥 마을 활성화 및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각 전통마을 지역의 매력적인 자연, 문화 등 관광자원을 적극 육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한국적 콘텐츠 확충, 즉 전통역사 녹색마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한국전통역사마을이 앞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것은 친환경 자연 순환구조를 갖춘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녹색 자연 순환 생태마을을 기본으로 했고 이들 속에 수많은 과학이 담겨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전통역사마을의 과거,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자는 것이 한국전통역사마을의 활성화를 위한 기본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대화에 이미 물들어있는 지금, 전통역사마을의 틀을 찾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려는 것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음은 물론이다. 복잡해진 현대에서 과거의 전통만 고집하는 것은 안되며 그렇다고 전통문화를 배제한다면 어떤 아이디어라도 생명력이 짧아지게 된다”며 “녹색 전통역사마을이 갖고 있는 갖가지 전통문화를 내부로 결속시키고 이들이 현대문화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새로운 한국의 콘텐츠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콘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자연과의 순환관계 속에서 환경오염 없이 자연에너지를 잘 활용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현대에 들어와 담아내지 못하는 실정을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에 남아있는 전통역사마을을 업그레이드 시켜 현대적인 녹색마을로써 재탄생 시켜야 한다. 또한 현대 과학문명에 맞는 신형 전통역사마을 구축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안이 잘 실현된다면 한국 전통역사마을을 바로 알리면서 동시에 우리 문화를 산업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코리아 브랜드(Korea Brand)’를 창출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우리의 것으로 생산되는 자연적이고 친환경적인 원자재를 기반으로 세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인프라, 즉 ‘헤리지상스(HeriGssance)’라는 대약진운동의 구심점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리지상스(HeriGssance)란 과거의 유산을 토대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녹색운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한국의 유산을 재창조할 수 있고, 한국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아이디어와 전통 의식주 문화를 대표하는 한지·온돌·자연 순환형 에너지 등 소재 산업으로의 변환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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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전통마을 재조명과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타운’ 포럼 현장 ⓒ신정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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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