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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하 한전)이 CO₂보다 지구 온난화 지수가 2만3900배나 높은 육불화황(SF₆)을 무방비로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부터 시행될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적용하면 연간 72억~1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한전은 이에 대책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정희 의원은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한전은 온실지수가 가장 높은 육불화황의 약 80%를 소비하고 있지만 배출량 감소를 위한 근본적 대안과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육불화황은 불소화합물 중에서도 지구 온난화 정도를 나타내는 온실지수가 가장 높은 화합물이며 전력 분야에서는 주로 송배전 변압기와 전기개폐기의 절연가스로 쓰인다. 육불화황이 속한 불화가스(F-Gas)에 대해 유럽연합은 별도로 규제하고 있다.
전정희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에만 46톤의 육불화황을 배출했다. 절연가스인 육불화황이 이산화탄소(CO₂)에 비해 온실지수가 2만3900배 높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약 111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셈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부담금을 최근 탄소배출권에 대한 완화적 기준으로 따지면 한전이 육불화황 배출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은 한 해 72억5천만원에 달한다.
이는 톤당 배출권을 6537원으로 계산한 것으로, 할당량 3% 증가와 과징금 완화에 따른 이행 기간 최소 평균 금액이다. 만약 최대 평균인 톤당 1만3472원으로 계산하면 149억 5000여만원에 달한다.
한전이 송배전기기에서 사용하고 있는 육불화황은 총 5332톤인데, 상당량이 자연 상태에서 방출되고 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전이 변압기나 전기개폐기를 교체 및 점검하면서 회수하지 못한 육불화황만 12톤인데 비해 자연 상태에서 방출된 양은 34톤으로 총 46톤의 육불화황이 배출됐다.
육불화황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데 2000년 이상 걸리는 반영구적 온실가스다. 따라서 이를 무방비로 배출하는 한전에 대해 심각한 온실효과를 높이는 주범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한전 측은 “육불화황을 회수해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정희 의원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으로 육불화황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전에 알아본 결과 정부의 규제완화에만 기댄 채 아무 준비도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결국 육불화황 최대 소비처인 한전이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담을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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