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1000명이 넘는 서울시민이 초미세먼지(PM2.5)로 인해 조기에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초미세먼지 노령층 건강영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65세 이상 고령자가 허혈성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암, 뇌혈관질환 등 초미세먼지 관련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3.9%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이를 통해 서울에서 초미세먼지로 조기에 사망한 고령자 수를 2015년 기준 1162명으로 추정했다. 또한 초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되지 않을 때 서울시의 고령자 조기 사망자 수는 2030년 2133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질환별로는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59.6% 증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 증가율도 17.9%로 높았다. 아울러 남성, 저소득, 고령일수록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자가 초미세먼지에 취약한 이유는 초미세먼지 입자 크기가 2.5㎛ 이하로 작아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고, 혈액에 용해돼 순환하면서 다양한 인체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노인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서울연구원은 “대기 중 초미세먼지는 전 세계 사망원인 중 고혈압, 흡연 등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순위”라며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인 만큼 초미세먼지 노출이 고령자에게 미치는 건강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3월 월평균 45㎍/㎥으로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1일부터 7일까지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발령됐는데, 이 기간동안 초미세먼지 농도는 일평균 최고 135㎍/㎥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24시간 평균 권고기준 25㎍/㎥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