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에 이어 라돈 권고 기준치를 초과한 초·중·고 교실이 400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공기청정기의 라돈 제거 효과가 미미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라돈(Radon)은 지구 내의 우라늄의 자연 붕괴의 부산물인 방사성 무취 가스이다. 암석이나 토양, 건축자재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담배에 이어 폐암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았다.

라돈 등으로 오염된 실내공기질은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정화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스성 오염 물질이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로는 제대로 제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다.

대부분의 공기청정기는 라돈과 같은 가스상 물질을 제거하는데 활성탄과 같은 흡착필터를 사용한다. 이때 부유 분진과 라돈의 자핵종만 제거하므로 공기 중에는 많은 양의 비부착 라돈이 존재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비부착된 라돈은 입자가 더욱 미세해 체내로 유입 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또한 공기청정기의 필터가 포화될 경우 오히려 흡착됐던 라돈이 다시 방출되거나, 공기청정기 주변만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내 공기 중 라돈 농도를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환기를 꼽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건물의 환기율을 증가시킴으로써 실내 라돈 농도를 3배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실내공기질 전문가는 “활성탄 필터 등을 통해 라돈을 줄여주는 공기청정기가 출시되고 있지만 필터 교체 주기가 짧아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필터가 포화될 경우 제거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신선한 외부 공기를 건물 내부로 유입시켜 라돈을 희석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환기의 경우 에너지효율의 문제를 빼면 라돈 외에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환기청정기 등 기계식환기설비를 활용하면 냉난방열 손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실내 라돈조사 결과 7885개 조사대상 주택 중 41%에 이르는 3224개 주택에서 100베크렐 이상의 라돈 농도가 검출됐고, 13%인 1030곳에서는 200베크렐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

국내외 라돈 농도 기준치는 평균 148베크렐이다. 미국 환경청(EPA)은 라돈 148 베크렐에 평생 동안 노출됐을 때 1000명 당 약 20명이 폐암으로 사망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등 해외에 지역별로 라돈 관리 사무소를 설치하고 건물 내 라돈을 측정하거나 환기장치 등 라돈을 배출하는 시스템을 건물 입주 전이나 이사 전 별도로 시공하고 있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