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은 겨울 채비를 시작하는 입동(立冬) 절기다. 이 무렵 일부 동물들은 겨울잠을 잘 준비를 하고, 사람들은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한다.

‘입동이 지나면 김장도 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김장철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지만 입동을 전후로 5일 내외에 김장을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유는 일 평균기온이 4℃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로 유지될 때 김치가 맛있게 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기온이 기준보다 높으면 김치가 빨리 익게 되고 반대로 낮으면 배추나 무가 얼게 돼 제 맛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민간기상기업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김장 적기는 춘천이 14일, 서울 27일 등으로 예상된다.

식탁의 필수반찬 김치는 비만을 방지하고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며 암 예방과 노화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잘 익은 김치는 유산균이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한편 과거 농가에서는 입동 즈음 고사를 많이 지냈다.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물을 약간 장만해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다.

또한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다. 일정 연령 이상의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일종의 양로잔치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10월부터 정월까지의 풍속으로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겨울철 궁중의 양로(養老) 풍속이 민간에서도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입동에는 날씨점을 치기도 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에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하고, 전남 지역에서는 입동 때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추위를 가늠하기도 했다. 대개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입동에는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도 있는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온다. 입춘 때는 보리 뿌리로 풍년이 점치는 반면 입동에는 잎을 보고 점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고 한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