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름이 변했다. 장마 시작이 빨라지고, 강수량도 늘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날씨 변화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이제 아열대 기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반면 아직은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상청 신진호 연구관(기후예측과)은 “여름에 비가 오고 더운 것은 당연하다”며 "만약 한반도가 아열대화되고 있는 것이라면 겨울 평년 기온도 높아져야 하는데, 겨울은 또 겨울대로 한파와 폭설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열대화라 주장하는 근거는 많아진 강수량과 폭염이다.
민간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가 분석한 ‘서울의 장마 기간 강수일’에 따르면 올해 6월 15일부터 7월 17일까지 0.1mm 이상 비가 온 날은 22일이다. 지난해는 15일, 2000년에는 9일 이었다.
비가 온 날이 많아지면서 강수량도 증가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올해 장마철 중부지방에는 평년 대비 207% 늘어난 757.1mm의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6월 15일부터 7월 17일까지 서울의 강수량은 803mm다. 2008년의 8배다. 2001년부터 2010년 평균 298mm보다 2.7배 더 내렸다.
폭염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폭염 발생일은 전국 평균 12.1일이다. 2009년 8.9일보다 3.2일이 늘었다. 기상청 신진호 연구관은 “올해는 더 뜨거운 여름이 될 전망이다”며 “8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이 많겠다”고 예측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장마가 시작되고 비가 많이 내리는데도 여전히 기온은 높다”며 “5월부터 7월 20일까지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6도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대 안중배 교수(대기역학과)도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도 아열대화 되고 있다”며 “기록적인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더 심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기상청 신 연구관은 “지구가 예년보다 빨리 달궈지면서 이를 식히는 역할을 하는 대기의 움직임이 빨라진 탓”이라며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 됐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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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