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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곤파스의 최대풍속은 40m/s. 재산피해액만 무려 1725억 원의 피해를 남기고 물러갔다.
반면 2008년에 등장한 에위니아는 최대 풍속 50m/s로 곤파스보다 강력했지만 피해액은 118억 원에 불과했다.
비슷한 위력의 태풍이었지만 피해액 차이는 1607억 원이었다.
소방방재청에서 발행한 ‘재해연보’를 살펴보면 두 태풍의 피해액이 최대 10배 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비슷한 위력의 태풍과 폭우더라도 왜 피해액인 10배 이상 차이가 날까.
답은 태풍의 상륙지점과 예보의 정확성에 있었다.
2010년 태풍 ‘곤파스’의 경우 서해안에 상륙했으며, 기상청이 예보했던 상륙시점보다 5시간 더 빨리 한반도를 찾아왔다.
서해안에 상륙하면 바로 인구밀집도가 높은 중부지방을 강타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예보도 미처 태풍의 진입시간을 좇아가지 못했다. 태풍이 기압골과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도착 시간이 앞당겨진 것이다. 당시 정오 쯤 한반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보됐던 곤파스는 오전 6시35분 일찌감치 맹위를 떨쳤다.
상륙 전후에 강풍이 맹위를 떨치면서 출근길 전철 운행이 갑작스레 중단되고 인명 피해와 재산피해가 극심했다.
그해 곤파스로 인한 재산피해액은 모두 1725억 원으로 재난재해로 인한 전체 피해액의 40.4%를 차지하는 금액이었다.
반면 에위니아의 경우 비교적 정확한 예보로 피해를 줄였다. 2006년 태풍 ‘에위니아’는 남해안에 상륙했으며,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덕에 재산피해액도 적었다.
남해안을 거쳐 올라오면서 세력이 약해졌으며, 상륙 직전부터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집돼 피해대책 마련에 나섰다. 상습 피해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대피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덕분에 당해 연도 태풍으로 인한 재산피해액은 118억 원에 그쳤다. 그 해 전체 피해액 중 0.6%만이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태풍의 경우는 상륙지점및 시기에 대한 정확한 예보가 가능하다면 대비를 통해 피해액을 줄일 수 있지만 최근의 게릴라성 재난엔 장사가 없는 상황이다.
소방방재청 방재대책과 서상덕 과장은 “대비할 시간만 주어진다면 대처 불가능한 재난재해는 드물만큼 재난안전대책이 나날이 발달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기습 ‘물폭탄’이 떨어질 때는 안전을 미리 확보하기가 상당히 곤궁하다”고 말했다.
[통계자료 = 소방방재청 '재해연보']
▷ 위 도표는 2006년 재난재해로 인한 재산피해액 규모. 태풍 에위니아의 피해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아래는 2010년 재산피해액. 곤파스가 차지하는 피해규모가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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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